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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섬김과 대속

by 大建 2015. 5. 27.

연중 제8 주간 수요일(마르 10,32-45)

 

"사람의 아들은 섬기러 왔고,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우리가 방금 복음환호송으로 노래한 이 귀절은 오늘 복음의 마지막 부분에서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당신의 신원과 강생의 의미를 분명하게 깨우쳐 주시는 말씀이다.

먼저 당신은 섬기러 오셨다고 말씀하신다. 즉 종노릇 하기 위하여 오셨다는 말씀이다. 결코 세상을 권력으로 다스리기 위해서가 아니요, 섬기기 위해, 즉 노예 노릇을 하기 위해서 오셨다는 말씀이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필립 2,6-7).

여기서 섬기는 대상이 하느님인지 혹은 인간인지, 누구인가가 중요하지 않음("섬긴다"는 동사의 목적어가 없음)을 주목하자!  자신을 비우고 또는 낮추고 "종"이 된다는 사실, "섬긴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다. 실제로 당시의 종(노예들)은 여기저기 팔려다니며 여러 주인을 섬겼다!
사실 하느님의 종은 하느님을 주인으로 섬기는 자일 뿐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을 주인으로 섬긴다. 따라서 하느님의 종은 주인이 이중적이다. 하느님을 섬기고 하느님의 백성을 섬기는 자가 하느님의 종이다. 여기서 하느님의 백성은 마테복음 25장에서와 같이 "가장 작은 자" 즉 이스라엘 공동체의 가난한 자와 약한 자들이었으며 제국과 사회에 의하여 억압된 자들이었다.


바로 이어져 나오는 귀절,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는 말씀은 "복음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답이 될 수 있는 말씀이다! 하느님의 아들, 즉 하느님이신 분이 사랑 때문에 죄인들을 대속(속량)하여 자기 목숨을 바쳤다"는 것이 바로 우리에게 기쁜 소식(福音)이 되는 것이다.
"대속"이란 무엇인가? 이 말은 본래 노예시장에서 사용하던 말이었다. "대신 값을 지불하고 사서 풀어주어 자유롭게 한다"는 의미로 이 말을 사용하였다. 노예는 자기 능력으로는 몸값의 올무를 벗어날 수 없기에 누군가 그에게 자유를 주려면 "대신", "속전" 즉 몸값을 지불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유인이 될 수 있었다.
이렇게 복음은 죄인을 대속하신 하느님의 사랑 이야기인 것이다.
 
아직 성령에 의하여 "지혜의 눈"이 열리지 않은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서로 높은 자가 되기 위하여 싸운다. 그러나 성령 강림으로 지혜의 은사를 받은 제자들은 "복음"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겸손의 덕으로 자신을 비워냄으로써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을 섬기기도 하며, 이웃들, 그중에서도 세상과 죄에 의해서 억압받는 "가장 작은 자"를 섬기는 이가 된다. 이것이 참된 제자됨의 길이요, 복음의 길, 아버지께로 나아가는 "생명의 길"이다.

                                                                                                                                            (57R1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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