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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끝까지? 언제까지?

by 大建 2016. 7. 8.

연중 제14 주간 금요일(마테 10,16-23)


오늘 복음은 파견되는 제자들에게 박해를 예고하시는 말씀이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며 희망을 주신다.

이 말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말씀이다. 우리 시대에는 사도들이나 순교자들이 당했던 것 같은 전면적인 박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세속화된 사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자면 수많은 유혹을 받을 수 밖에 없고, 때로는 신앙인답게 애덕을 실천하면서 살기 위해서 정말 다른 이들의 질시와 미움 등을 받으며 상처 속에 괴로워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고, 또는 하느님 나라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애쓰다가 불의한 공권력을 휘두르는 자들이나, 교회 안에서 하느님 나라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개인적인 기복신앙에 빠져 사는 이들에게서 핍박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모든 경우에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라는 말씀은 우리에게 용기를 주며 믿음을 굳게 지켜나갈 수 있는 버팀목이 된다.

그러나 바로 이 말씀을 잘못 알아들으면, 오히려 우리는 좌절, 절망하고 믿음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끝까지 참으라니"... "죽을 때까지? 세상 종말이 올 때까지? 나도 사람인데... 더 이상은 못해!"


과연 끝까지 참으라는 말씀은 언제까지 참으라는 말씀일까?

우리는 주님의 이 말씀을 곡해해서는 아니된다. 끝까지 참으라는 말씀은 무한정, 무조건 어떤 일에 대해서나 참으라는 말씀이 아니다. 신앙이 진정 그런 것이라면 그 안에는 "복된 소식"(福音)이라고 할 것이 없을 것이다.

바로 다음 귀절의 말씀, "너희가 이스라엘의 고을들을 다 돌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여기에 힌트가 있을 것이다. 즉 온갖 곤경을 인내하며 살아가다 보면 주님이신 그리스도와의 만남이 있을 것이라는 말씀이다. 그분을 만나게 되면 기쁨에 넘쳐(복음) 이제는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니라, 역경들이 우리 주변에서 그저 흘러가는 것이 되고 말 것이니 그것이 바로 구원이라는 말씀이다.


같은 내용을 말씀하시는 마테 24,13-14의 말씀을 읽으면 그러한 사실이 분명해진다. "끝까지 견디어 내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이 하늘 나라의 복음이 온 세상에 선포되어 모든 민족들이 그것을 듣게 될 터인데, 그때에야 끝이 올 것이다." 즉 세상 종말이 와서 우리가 더 이상 역경을 견디어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을 만나게 되고, 그리하여 하느님 나라에 관한 기쁜 소식을 듣게 되면, 그 벅찬 가슴으로 더 이상 참을 것이 없어지고 자연스럽게 극복이 된다는 말씀인 것이다.


역경이 닥칠 때 무조건 참으려 하지 말고, 그 안에서 예수님을 만나기로 하자. 예수님은 수난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어떻게 받아들이시고, 하느님 나라를 어떻게 전해 주셨는지를 기억하면 우리는 끝까지 참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분 안에서 구원이 시작되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