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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우직한 농부

by 大建 2017. 7. 28.

연중 제16 주간 금요일(마테 13,18-23)


오늘 주님께서는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설명해 주신다.


흔히 씨가 뿌려지는 여러 땅을 여러 부류의 사람들로 알아듣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도록 하자.


복음에 나오는 땅의 종류는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 땅, 좋은 땅이다. 과연 이런 성격의 마음밭은 각 사람에게 고유한 것일까?  아니다. 

각 사람에게 고정된 것도 아니고, 우리 누구나 여러 순간 그러한 다양한 성격의 마음밭을 지니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각자가 때로는 깨어있지 못하기에 하느님의 말씀을 깨닫지 못하기도 하고, 때로는 말씀을 기쁘게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믿음이 약하기에 어려움을 견디어내지 못하고 쉽게 넘어지고 만다. 또 많은 경우에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에 사로잡혀 고귀한 말씀의 열매를 내 삶 안에 영글게 하지 못한다.


우리의 마음밭이 이렇게 수시로 돌변하며 길가의 땅, 자갈밭, 가시덤불 밭으로 변하지만 우직한 농부이신 하느님께서는 그래도 언젠가는 우리 마음밭이 좋은 땅으로 변하리라는 희망을 가지시고-또한 머지 않아 나쁜 땅으로 변하리라는 것도 알고 계시지만- 씨앗을 뿌리시는 것이다. 


이처럼 충직한 사랑으로 다가오시는 분이 어디 또 있을까! 우리 각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시며 우리의 마음밭이 좋은 땅으로 변하여 그 안에 뿌려진 말씀을 듣고 깨달아, 어떤 때에는 백 배, 어떤 때에는 예순 배, 어떤 때에는 서른 배의 열매를 내기를 기다리시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백 번, 수천 번 마음을 갈아엎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렇게 우직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매일, 매순간 우리 마음밭을 바꿔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회개다.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고 마음밭을 갈아엎는 것이 회개다. 우리 또한 그분 닮은 우직한 농부가 되어야 한다. 우직한 농부이신 그분께서 우리가 당신 닮은 우직한 농부가 되기를 바라시기 때문이다.

                                                                                                                                  (79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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