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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자비로운 목자의 계산법

by 大建 2017. 12. 12.

대림 제2 주간 화요일(마테 18,12-14)

 

오늘날은 기술이 발달해서 휴대폰이나 GPS 등을 이용해서 위치 추적을 할 수가 있고

실제로 부모들은 그러한 방법으로 아이들을 관리하기도 한다고 한다.

 

예수님 시대에도 그러한 기술이 발달했더라면 구태여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서 아흔아홉 마리를 두고 

떠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상상을 해 본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그러한 문명의 혜택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밖에 없으며,

혹은 그러한 것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직접적인 관심이 필요하기에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은 오늘날에도 분명히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생각 안에서, "목자가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 아흔 아홉 마리 양을 두고 가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이다.

산술적인 계산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의 머리와 마음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하느님의 계산법이다.

아침에 온 일꾼에게나 늦게 온 일꾼에게나 모두 같은 임금을 지불하시는 분이 하느님이시지 않은가! 

많이 벌은 사람에게는 더 주고 벌지 못한 사람의 것은 오히려 빼앗는 계산법을 누가 이해할 수 있으랴!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 없다"는 말처럼, 하느님에게는 우리 모두가,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로마 2,11).

 

길을 잃지 않은 아흔 아홉 마리의 양들은 목자가 애써 찾지 않아도 해가 지면 우리를 찾아 들어오는 순한 양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제대로 된 목자라면, 무엇인가 부족하거나 또는 관심이 필요해서 무리를 벗어나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포기해 버리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이것이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계산법이다. 아흔 아홉 마리를 팽개쳐 두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신뢰하며, 나머지 한 마리 양 조차도 당신의 그러한 사랑과 신뢰의 목장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려는 배려로 몸소 찾아나서는 착한 목자가 바로 그분이시다.

 

그러한 착한 목자의 자비로움을 배우고 본받아야 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데, 더 많은 것, 더 많은 사람에 신경쓴다는 단순히 산술적이고 세속적인 논리 때문에, 

실제적으로 나의 관심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인 그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지나치거나 모른 척 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그리고 우리가 착한 목자이신 주님의 자비로운 마음으로부터 배우고 본받지 못할 때, 그래서 그분의 뜻을 실천하지 못할 때

우리 스스로 양 무리를 벗어나 길을 잃은 양이 되어버리는 것임을 잊지 말도록 하자.

                                                                                                                     (7h1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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