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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by 大建 2014. 12. 17.

대림 제3 주간 수요일

 

 

요즈음 이상하게 여기 저기 갈 일이 많다. 연말이라 행사도 많고... 조금 피곤하다.

내가 소임하고 있는 재속프란치스코회에서는 조금 골치 아픈 일이 있다.

신자들 사이의 일인데 공연히 영적보조자(지도신부)라는 이유로 내 탓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럴 때는 정말 사제, 수도자로서 산다는 것이 억울할 때가 있다.

평신도로서 살면 그냥 적당히 벌컥 화를 내고 싸우고 하면 그만인 것을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하느님께서는  정말 나를 사랑하시는 것일까?

나를 사랑하신다면 왜 이렇게 골치아픈 일들을 많이 허락하시는 것일까?

내가 좀 편하게 사는 것을 보시면 그렇게 배아파하시는 분이 하느님이실까...?  ^^

사제로서, 수도자로서 이러한 생각을 한다면 좀 의아해 할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사제나 수도자도 인간이기에

때로는 하느님을 원망도 하고, 투정도 부리고,

심할 경우 삶, 성소에 대해 회의도 가진다.

세례자 요한을 보라!

며칠 전 복음에서는 당신이 누구길래 세례를 베푸느냐고 따지는 유다인들에게

당당히 내 뒤에 메시아가 오시는데

나는 "그분의 길을 닦으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이다" 하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랬던 그가 감옥에 갇힌 몸이 되자. 초조해졌다.

정말 메시아가 오시는 것일까?

정말 예수는 그리스도이신가...?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어 확인하고자 한다.

우리가 역경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알아보고,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항상 결과론적으로 역경, 시련이 지난 후에

그분의 섭리, 안배하심에 대해 깨닫게 되고 찬미를 드리게 된다.

그렇다면 이는 역경이 아닌 순경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알아보고 그분의 사랑을 체험하기가

더욱 쉽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아무 일 없이 평안히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은총임을 필두로 해서

순경의 삶속에서 얻게 되는 자그마한 그리고 큰 기쁨들은

그분의 은총이 아니라면 얻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 내 삶속에서 모든 일에 감사드려야 한다.

바울로 사도와 성 프란치스꼬께서 말씀하시듯이 모든 일에 감사드려야 한다.

순경 속에서 감사드리는 삶을 사는 사람만이

역경 속에서 하느님께 불평, 원망을 늘어놓고

하느님의 존재, 그분의 위엄을 의심하는 회의에 빠지더라도

수월하게 곧 다시 일어날 수가 있다.

잠시 확신을 잃었던 세례자 요한이 다시 신뢰를 회복하고

하느님의 진리를 위해 목숨을 바쳤듯이 말이다...

감사하는 삶, 찬미드리는 삶 속에 함께 하시는 성령께서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시기 때문이다.

                                                                                                                 (4D1Ic)

(* 몇 년 전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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