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담쟁이 잎은 아니지만 저 마지막 잎새는 O. 헨리의 단편소설을 상기시킨다.
가난한 화가 지망생인 존시는 폐렴에 걸려 죽어가고 있으며
이웃집 담쟁이덩굴의 잎이 모두 떨어지면 자기의 생명도 다한다고 생각한다.
비바람이 휘몰아친 다음날 틀림없이 나목(裸木)으로 있어야 할 담쟁이덩굴에
마지막 잎새가 하나 그대로 붙어있는 것을 보고 다시 삶의 의욕을 갖게 된다.
기운을 차린 존시에게 친구 수우는,
그 마지막 잎새는 불우한 이웃의 늙은 화가가 밤을 새워 담벼락에 그려 넣은
진짜 이 세상의 마지막 잎새임을 일러주는 내용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죽어가고 있는 존시?
나는 바로 이웃집의 늙은 화가 베어맨이 이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존시는 부질없이 떨어져가는 낙엽을 보며 거기에 희망을 두었지만
베어맨은 존시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1 버틸 수 있도록
담벼락에 담쟁이 잎을 그려놓고 결국 자신은 죽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존시처럼 부질없는 것에 희망을 걸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다가 그 희망이 진정 부질없는 것으로 드러나게 되면 그들은 삶의 의지를 상실하고 만다.
그러나 베어맨은 희망이 없는 곳에서도 희망을 지닐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아니 희망을 전해주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베어맨의 이러한 고귀한 희생이 널리 진작되어야 한다.
이웃에게, 세상에 희망을 전해주기 위한 희생!
이러한 고귀한 희생-사랑이 있기에 세상에는 희망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다.
예수의 희생의 의미는 바로 이러한 것이다.
희망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구원될 수 있음을 전해주는 것이 그분의 십자가-부활 사건인 것이다.
"사실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로마 8,24)
인생이라는 고해의 어떠한 역경 중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하자.
그리고 세상에 희망을 전해주도록 하자.
때로는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 로마 4,18. 원문은 "희망을 거슬러 희망하다"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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