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2 주간 금요일(마테 8,1-4)
예수님께서 산에서 내려오시자 어떤 나병 환자가 다가와 예수님께 엎드려 절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쩌란 말인가? "저를 깨끗하게 하여 주십시오!" 하는 다음 말은 구태여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말은 "어" 다르고 "아" 다르다고 했다.
무작정 "깨끗하게 해달라!, "고쳐달라" 하는 것보다 얼마나 겸손한가!
당시의 율법에 의하면 이 나병환자는 돌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지금 예수님 앞에 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리 절박하게 청원하지 않는다.
믿음 때문이다.
나병환자는 예수님께서 내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믿었고, 그분이 고쳐주실 수 있는 분임을 믿었다.
그러기에 자신의 믿음을 고백할 뿐이었다. 그리고는 처분에 맡기는 것이다.
참으로 겸손한 모습이 아닌가!
우리의 기도는 어떠한가? 무작정 무엇을 해주십사 떼를 쓰다시피 청을 드리지는 않는가?
겸손한 자세없이 당연히 주님께서 베풀어주주셔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며 투정을 부리지는 않는가?
참된 기도는 믿는 마음으로 우리의 믿음을 고백하는 것이요,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겸손해질 수 있다. 사람이 되시어 사람의 손에 당신 목숨을 넘기기 까지 할 정도로 겸손하신 하느님께서 겸손한 사람의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렇게 겸손한 믿음으로 말미암아 치유된 자를 주님은 "믿음의 공동체 - 교회"로 돌려보내신다.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믿음의 기도가 그 아픈 사람을 구원하고, 주님께서는 그를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또 그가 죄를 지었으면 용서를 받을 것입니다"(야고 5,17).
겸손되이 하느님의 우리 주님되심을 믿는 자세를 지니도록 하자. 그리고 그 믿음을 고백하도록 하자.
우리의 마음을 이미 아시는 분께서 우리의 소망하는 바를 들어주실 것이다.
(P)
겸손한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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