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돌아가신 법정 스님은 "무소유"라는 책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무소유의 삶을 사셨기에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로 부터 존경을 받는다.
법정 스님은 생전에 성 프란치스꼬를 존경하여 타우 목걸이를 하고 다녔다고 한다.
시대와 종교, 문화를 초월하여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꼬가 존경받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우리의 눈으로 보기에) 암울했던 중세에 그는 "하느님의 어릿광대"로 불릴만큼
기쁨과 자유를 만끽하며 살았다.
하느님이 계시기에 그 어느 것에도 의탁하려 하지 않고, 그 어느 것도 소유하려 하지 않았던
프란치스꼬는 자신의 의지조차 포기 하는 것이 참 자유의 본질임을 간파하고
실제로 그렇게 자유롭게 살다가신 성인이다.
그가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십자군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다미에따에 가서
십자군에게 전투를 중지하라고 하고.
이슬람교도들에게도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살육의 전쟁을 멈추라고 한 사실은
종교를 초월하는 참 진리이신 하느님에게만 종속되어 살아갔던 프란치스꼬의 자유의 본질을 보여준다.
그런데 사람들이 법정 스님이나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을 존경하는 마음의 바탕에는 그토록 집착없이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하는 동경이,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투사가 있다고 할 수가 있다.
이는 우리 인간이 얼마나 자유를 갈망하는지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신다.
유다교의 율법과 교의(Dogma)에 얽매여 아집과 편견, 위선과 교만의 죄를 쌓아가고 있던 유다인들, 특히 그 지도자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유다인들은 마치 진리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인 진리는 아무도 소유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단지 "진리이신 그분의 말씀 안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아무 것도 소유하려 하지 말자.
진리이신 하느님, 존재 자체이신 하느님 안에 머물며 자유를 즐기자.
특히 종교적 진리를 소유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자.
온갖 소유는 우리를 부자유하게, 종노릇하게 한다.
(07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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