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동요 "섬집아기"의 가사다.
어렸을 때 아련히 맘을 울리는 곡과 가사에 아무런 생각없이 자주 흥얼대던 노래지만,
그 가사를 곱씹어 보면 정말 이 나라 민초들, 특히 농어촌의 아낙네들의 애환이 고이 담겨 있는 노래임을 알 수 있다.
지독한 가난을 겪던 시절 이야기이겠지만,
"얼마나 고된 삶이었으면 아기를 집에 혼자 두고 굴따라 나갔을까... 당연히 일도 손에 안 잡히고 걱정이 되어 돌아올 수 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도 가난한 이들의 삶은 크게 바뀌지 않은 것이 아닐까? 동요 "섬집아기"에 나오는 그런 일은 없어졌다 하더라도, 오늘 날에도 섬지방의 많은 아낙네들은 생존을 위해 몇 시간씩 쪼그리고 앉아 굴을 따는 등 버거운 인생 짐을 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한 억센 어머니들의 눈물겨운 노동의 결과로 이 사회가 발전되고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나는 현재 편안한 것만을 찾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진 앞에서 한참을 부끄러워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