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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by 大建 2013. 2. 9.

연중 제4 주간 토요일(마르 6,30-34)

1. 보좌신부가 오니 역시 좋다~! ^^
보좌가 없는 동안 참으로 어떤 주말에는 짜증이 날 정도로 바뻤다. 수도원의 김 요셉 형제가 토요일 미사 한대를 도와주었지만 혼배가 있는 토요일, 그리고 주일에는 혼자서 미사를 세 대나 해야 하고 각종 모임, 면담까지 이어지니 그야말로 "진이 빠질" 지경이었다. 그러던 어느 월요일에는 관구 행사가 있어서 서울에 다녀왔는데, 좋은 행사이기는 하였지만, "꼭 이런 행사를 월요일에 해야 하나?"하고 혼자서 속으로 불평을 하기도 하였다.

2. 벌써 오래 전, 어느 광고 카피 중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하는 것이 있었다. 그 당시에 어느 젊은 신자가 그 광고를 보면서 "가족과 함께 떠나느니 차라리 죽지..." 하고 푸념하던 것이 기억난다. 직장에서 시달리다가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도 역시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이기에 쉴 수가 없다는 말이었음을 시간이 좀 지난 후에야 이해하게 되었다. 사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그런 기회라도 주어진다면 기꺼이 떠나고자 한다.

3. 예수님과 제자들은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다"고 하니 정말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되고도 남는다.  휴식이 간절히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하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삶의 현장에서 "떠나" 좀 쉬라는 말씀이다. 제자들을 배려하는 스승의 따스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스승은 쉴 수가 없었다.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4. 인간은 누구나 쉼, 휴식이 필요한 존재이다. 그런데, 우리 한국 사람들은 쉴 줄 모른다. 주간 근로시간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지 않는가! 사람이 아니라 일벌레로서 살아가는 것이고, 그렇게 일을 하다 보니 건강을 해칠 수 밖에 없다. 또 그러한 삶에 익숙해진 터라 "제대로" 쉬는 방법도 모른다. 그러기에 쉬라고 하면 흔히 "놀기"에 바쁘다! 화투놀이, 각종 운동 등으로. 그러다 보니 더욱 피로가 쌓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남들 일할 때 쉬고 남들 쉴 때 놀고 함으로써 삶이 흐트러지는 경우도 있다.

5. 인간은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휴식을 취하도록 창조된 존재이다. 안식일은 바로 그러한 이유로 주어진 것이다!  하느님과 더불어, 하느님 안에서 쉬도록 안식일-주일이 주어진 것이다. 목자없는 양들과 같은 군중을 배부르게 먹이시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가셨다"(마르 6,46)고 한다. 쉬러 가신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 안에서, 그분과 더불어...

6. 참된 휴식을 즐기도록 하자. 하느님은 우리가 적절히 휴식을 취함으로써 참으로 인간다워지기를 바라고 계신다. 열심히 일하고 나서 하느님께로 , 그분 안으로 "떠나자"!

                                                                                                                                               (6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