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1 주간 토요일(마테 9,35─10,1.5ㄱ.6-8)
어제 어떤 신자가 와서 말하기를, 다른 본당에서 제법 봉사도 열심히 하고 하는 한 신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 사람이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독재가 필요하기도 한 나라"라고 말하여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이미 얼마 전에 신천지당의 어떤 정치꾼이 다카키 마사오를 두둔하기 위해서 그런 말을 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이미 충격을 받았던지라, 그 신자가 아마도 자기가 들은 바를 생각도 없이 그대로 동의하는 뜻으로 전한 것으로 여겨지기에 이번에는 조금은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속으로 그 말을 처음하였다는 술수꾼이나 자기 뜻인양 말하는 그 신자나 모두 측은한 인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누워서 침밷기 식"으로 "나는 독재자 밑에서 살아서 마땅한 사람이오" 하고 자신과 자신이 속한 이 한민족을 욕되게 하는 말임을 모르는 어리석은 자들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어제 인터넷 상에서 분명히 가톨릭 신자인 어떤 형제와 논쟁을 벌였다. 내가 아무리 교황님과 주교님들의 가르침을 말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땅에서 잘못된 정치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신앙인의 도리임을 강조하였어도. 그는 직접적으로 교황님이나 주교님들을 "종북, 빨갱이"로 일컫지는 않았지만, 한국 교회의 많은 사제들이 빨갱이가 되어 나라와 교회를 어지럽힌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사악한 이 정권이 떠드는대로 자신이 세뇌되어 있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교황님과 교회의 가르침을 "종북"이라고 되풀이하는 그 신자라는 사람을 대하면서도 역시 "측은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이 신앙인의 공동체에 속하면서도 오직 진리만을 말씀하시다가 수난당하신 그리스도를 이 땅에서 대리하는 최고 목자와 교회의 가르침조차 거부하고 "이념의 벽"에만 갇혀 사탄의 무리의 앵무새와 같은 존재로 전락한지도 모르며 살아가는 그 영혼에게 측은한 마음이 들지 아니한다면 나 또한 비정상적인 신앙인일 것이고 사악한 목자일 것이다.
독재를 당연한 것인양 받아들이고 사는 것이 마친 착한 백성인듯 떠벌이는 그들의 무지를 어찌 탓하고 그들에게 증오의 마음을 품을 수 있을까? 단지 이 땅위에서 그들처럼 많은 순진한 백성을 그렇게 무지몽매하게 만드는 사탄의 무리를 물리쳐야 한다는 생각만 들뿐이다.
오늘날 이 땅에서 불의를 고발하는 사제들은 주님께서 명하신대로 "우리가 거저 받은 것을 거저 전해주는 자세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하고 선포하며" "마귀들을 쫓아내고" 있을 뿐이다(10,7-8).
예수께서는 당신을 믿지 못하는 유다인들에게 "내가 진리를 말하기 때문에 너희는 나를 믿지 않는다. 너희 가운데 누가 나에게 죄가 있다고 입증할 수 있느냐? 내가 진리를 말하고 있다면,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믿지 않느냐? 하느님에게서 난 이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다. 그러므로 너희가 그 말씀을 듣지 않는 것은, 너희가 하느님에게서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고 말씀하셨다(요한 10,45-47). 목자들은 바로 그러한 심정으로 오늘날 많은 사람이 정권의 하수인이 아닌 하느님 나라의 시민이 되도록 불러 모으고 있는 것이다!
목자이신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의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는 저 "측은한" 영혼들이 하루 빨리 양 우리 안으로 들어오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하신 주님의 말씀이 구구절절 너무나 가슴에 와 닿는 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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