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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무등산에 다녀왔다. 변산댁을 만나러...^^
영남쪽에도 이 꽃의 아지트가 더러 있는 것 같은데 아직 그 포인트들을 알 수 없기에
할 수 없이 내가 알고 있는 그 계곡을 다녀왔다.
그런데..
군락지에 가 보니 꽃은 거의 없고 저렇게 출입금지 구역이 설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카메라도 설치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다행히 통제구역 밖에 한 무리의 변산 아씨들이 피어 있어서 화각에 담을 수 있었지만, 사진을 찍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였다.
사실 올라가는 길에 만난 국립공원사무소 직원 말에 따르면,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 의해 많이 훼손되었다는 것이고,
그래서 할 수 없이 저렇게 통제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꽃 사진을 찍는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부끄러웠다.
그 동안 야생화 관련 사이트나 사진 사이트 등을 통하여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 의하여 야생화 군락지가 많이 훼손된다는 소식을 접하였고,
나 역시 그 비슷한 광경을 목격하기도 하였지만,
실제로 이런 모습을 접하니 정말 착잡할 뿐이었다.
자기만 좋은 사진을 찍겠다는 탐욕스러운 마음으로 야생화 군락지를 훼손하는 사람들의 사진이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고 나는 확신한다.
지금까지 그러한 자세로 자연을 카메라의 화각에 담아온 사람들은 카메라를 내려놓고 먼저 인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