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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식물원

패랭이

by 大建 2020.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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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랭이꽃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 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는 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시 /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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