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3
2012
012
2008
으름덩굴 - 손정모
다섯 갈래
손바닥 닮은 잎새로
덩굴마다 손 내밀어
하늘 향해
가만히 귀 기울이다가
연보랏빛 우아한 맵시로
바람이 지나다니는 길목
민감한 레이더처럼 더듬더니
솔숲에서 훌쩍이는
가슴 잃은 산새
고독을 건져 올린다
산중의 정밀로
떨어져 내리는
개화의 설렘
마음껏 몸 태우며
음미하다가
휩쓸리는 바람결 타고
청아한 음률로 흩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