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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새 하늘 새 땅

국정원의 "내란 음모" 사건 수사를 바라보며

by 大建 2013. 8. 30.



1. "교회는 정치 체제로서 민주주의를 높이 평가합니다. 왜냐하면 민주주의는 국민들에게 정치적 결정에 참여할 중요한 권한을 부여하며, 국민들이 통치자들을 선택하거나 통제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평화적으로 교체할 가능성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사적 이익이나 혹은 특정 집단의 이념적 목적을 위하여 국가 체제를 점령하고 폐쇄된 지배 집단을 형성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법이 올바로 시행되는 상황에서만 존재할 수 있으며, 올바른 인간관의 기초 위에 성립합니다. 민주주의는 참된 이상에 대한 교육과 양성을 통한 개인의 향상을 위해서나 참여와 공동 책임 구조의 설립을 통한 사회 주체성의 향상을 위해서도 필요조건들이 채워지기를 요구합니다"(백주년, 46항: 대전교구 사제단 시국선언).

2. 따라서 하느님 나라를 향하여 항상 "깨어 있어라"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살아가는 신앙인으로서, 내가 발을 디디고 살아가는 이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나와 무관하지 않고, 오히려 내삶에 깊이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임을 생각하며, 신앙인의 입장에서 작금의 사태에 대하여 몇 가지 단편적인 생각을 피력하고자 한다.

3. "장남감 총 내란 음모"의 문제는 별도로 하고, 모든 것을 종북, 반북의 틀에서 판단하는 찌질이의 수준이 바로 현재 국정원의 문제요, 수꼴들의 문제다. Fact(사실)을 Ideology(이념)에 꿰어맞추려는 자세를 버리지 않는 한 이 땅에 민주주의는 요원한 것이 되어 버린다. 이러한 자세는 다카키 마사오의 유신 치하와 같은 전체주의 국가로 향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4. 비단 이 표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민위천(以民爲天)"이라는 말이 이북의 헌법에 나와 있다 하여 그 말을 사용하는 것이 종북이라면, 자신들의 헌법에서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으니 민주주의라는 말을 사용하면 모두 종북이 되어버린다는 논리가 아니겠는가!(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8301103081&code=960201)

5. 또한 만에 하나 "장남감 총"을 포함하여 무력으로라도 혁명을 일으켜서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류가 추호에라도 대한민국에 존재한다면, 그들도 역시 21세기에 이 땅에서 살아갈 자격이 없는 찌질이들요, "진보(?)꼴통"이라고 불려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인간들일 것이다.

6. 국정원은 그 명칭이 바뀌었지만, 과거 여러 차례, 이미 여러 차례 재판을 통하여 드러난 소위 "내란 음모" 사건들을 조작하여 많은 사람을 희생시켰던 전과가 있는 범죄 집단이요, 현재 소위 "댓글" 조작으로 선거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이므로 즉각 수사권을 검찰에게 넘기기 바란다.

7. 과거 역사 안에서 검찰이 해왔던 역할 때문에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검찰에서 진정으로 공명정대하게, 권력의 눈치를 보는 일이 없이, 그리고 사실의 왜곡과 가감이 없이 수사를 한다면, 이 땅에서 참으로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시민들은 역시 단순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8. 어떠한 경우에도 국정원의 "댓글 사건"이 파묻혀서는 아니된다. 댓글 사건 역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가 기관을 권력의 시녀로 전락시킨 혁명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전복하는 것은 "총과 칼" 만이 아니라는 것을 이 사건이 분명히 보여주고 있기에 그만큼 중차대한 문제이고, 우리가 한순간도 잊어서는 아니된다.

9. "우리는 예수의 삶을 따라가는 가톨릭 수도자로서 신앙에의 봉사가 정의의 증진 및 평화의 실천과 뗄 수 없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우리는 교회 가르침에 따라 가난한 사람들과 연대하며 “사회의 구조”를 변화 시키고 “모든 비참함의 주변부”로 나아갈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공동의 선을 지향하며 하느님의 선하고 정의로운 통치를 갈망하는 하느님 나라의 시민임과 동시에 사회에서 각자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하는 민주 시민이기도 합니다. 이에 우리는 민주와 자유의 가치가 위기에 빠진 이 시대에 기도와 구체적인 사회적 실천을 통해 복음의 소명에 진지하고 성실하게 응답하며 살아가고자 합니다."(수도자들 시국 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