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 주간 목요일(마르 3,7-12)
요즈음 소위 말하는 아이돌의 공연 모습을 보면 많은 사람이, 사실 대부분 중고등학생 또래의 청소년들이지만, 열광하며 환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게 열광을 하며 따라 다니지만 진정 그 가수들이 유명인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겪는 애환을 알까? 아닐 것이다. 그저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만을 보고 미쳐 날뛰는 것이리라. 그러니 아이돌과 그 관중 사이에는 "관계"가 없다!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그들은 예수님의 몸에 손을 대려고 서로 밀치며 나왔다.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장면이다. 기적이 있었던 곳엔 사람들이 모여든다. 기적이 있었다고 "소문만 나도" 사람들은 찾아간다.
그런데 그분의 행동이 전혀 뜻밖이다. 그분은 밀쳐대는 군중을 피하려고 제자들에게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라고 이르셨다. 기적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을 그분께서 피하신 것이다.
그리고 더러운 영들은 그분을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소리 질렀으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곤 하셨다.
왜 피하시고, 왜 막으셨을까?
군중은 그분께 대한 신앙보다는 자기들의 치유만을 원했다. 군중들은 그분을 단지 필요한 것을 채워주시는 분으로만 생각했다. 기적을 일으키시는 것에만 주목하였다.
그래서 그분은 군중들에게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하기 위해 그들과 거리를 두셨다. 당신의 일부가 아닌 전부, 기적만이 아닌 당신의 사랑 전체를 볼 수 있게끔 물러나신 것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당신과 사랑의 "관계'를 맺기를 원하시는 것이다.
마귀들도 그저 당신의 정체성을 안다고 외치지만 말고 진정 그에 승복하라는 뜻일 것이다. 즉 함부로 떠벌려서 하느님의 일을 그릇되게 하지 말고, 하느님의 권능 앞에 굴복하여 다시 그분의 품으로 돌아오라는 것이다.
우리가 그분에게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에 시선을 고정시킬 것이 아니라,
그분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될 때 나와 함께 이뤄나가시는 그분의 기적을 나의 일상 안에서 체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분에 대해서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분의 제자로서 겸손되이 그분의 가르침을 실행해 나갈 때 나는 그분과 일치하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49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