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 주간 금요일(마르코 3,13-19)
태초에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다 주셨는데, 사람들은 계속해서 자신이 욕심내지 말아야 할 것을 욕심내고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해 점점 더 폭력적이 되어갔다. 그들을 올바로 인도하기 위해서 예언자들을 보내셨지만, 예언자들조차도 인간의 탐욕과 폭력으로 말미암아 희생되고 만다.
그러나 "때가 차자"(갈라 4,4)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곁으로 보내시고 당신이 우리와 항상 함께 계시는 하느님, "임마누엘" - 연대의 하느님이심을 드러내셨다.
바로 그 예수, 우리의 주님께서는 오늘 제자들을 부르시는데 그 첫째 목적이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려는"(3,14) 것이라고 복음서는 전하고 있다.
복음을 선포하는 것은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며 하느님 나라를 보다 효과적으로 건설하기 위해서는 연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느님 나라는 연대하는 공동체이며, 그러한 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은 연대하는 모습을 보일 때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 세상은 극도의 자본주의적 사고 방식, 신자유주의라는 사조로 말미암아 "공생, 연대, 형제애" 등의 가치가 무너져 버린 지극히 비인간적이고 불의한 사회가 되어버렸다. 사실 인간의 문제는 항상 자기를 중심으로 삼는 개인주의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심으로부터 비롯된다.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아시는 하느님,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시고,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과 항상 함께 해오신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와 함께, 우리와 연대하여 "새 하늘, 새 땅"을 열어나가시기를 원하신다. 말하자면 우리가 이웃에게 도움을 청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부족할 것이 없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먼저 도움을 청하시는 것이다. 당신 스스로 제자들과 함께 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심으로써, 우리 인간들이 더불어 살아나가는 공동체를 건설하게끔 하시는 것이다.
역사를 통하여 한 번도 인류를 버리시고자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들을 구원하시고자 하신 자비로우신 하느님, 지극히 충실하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우리와 연대하시는 것이다. 서로 연대하는 인간 사회를 통하여 인류를 구원하시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도 그러한 하느님께 대한 희망을 버리지 말고, 그분께 함께 해주시기를 청하도록 하자. 그리고 하느님의 겸손하심을 배우도록 하자. 연대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을 본받도록 하자.
하느님과 함께 할 때, 그리고 이웃과 함께 할 때, 네가 자랄 수 있고, 내가 자랄 수 있고, 공동체-하느님의 나라가 성장하게 된다.
(6P)
함께가자 우리 이 길을
(김남주 작사 변계원 작곡)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투쟁 속에 동지 모아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동지의 손 맞잡고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 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 주자
해떨어져 어두운 길을
서로 일으켜주고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마침내 하나됨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