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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지에서 나의 시선을 고니에게서 빼앗아 간 것은 다름아닌 재두루미였다.
처음에는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저 멀리에서 오리나 고니들과 섞여 평화롭게 먹이를 먹고 있는 20여 마리의 큰 새들은 바로 재두루미가 틀림없었다.
그 동안 두루미를 찍고 싶어서 유명한 도래지인 철원에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여건이 되지를 않아 포기하고 있었고
작년에도 주남지에 두루미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갔지만 사진으로는 확대되지도 않을 정도 거리에서 오직 두 마리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찍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무리를 지어 비행하는 모습을 찍을 수 있어서 매우 기뻤다.
이제 많이 찍었다 하고 장비를 챙겨야지 하는 마음을 먹던 그 순간, 북쪽에서 열 댓 마리가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재빨리 연사 모드로 비행 샷을 담을 수 있엇다.
그 어느 날 보다 기쁜 마음으로 출사지를 떠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