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2 주간 토요일
엊그제 수능이 끝났다.
수고한 수험생들, 그리고 뒷바라지를 한 부모들 모두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건넨다.
수능철, 입시철이면 본당에는 미사예물 봉투가 쌓인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어느 부모가 시험보는 자녀를 위해 생미사를 봉헌하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는 대부분 아이들의 공부가 썩 미덥지는 않은 부모들의 이야기이다.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의 부모는 미사, 기도 이런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이를 믿기때문이다. 하느님은 믿지 않지만...
한편 미사예물을 들고 오는 부모들 중에는 정말 솔직이 한심하다 싶은 사람들도 있다.
평소에는 성당에 얼굴 한 번 내밀지도 않다가 입시철에만 얼굴을 내밀고 아이들을 위해 기도를 해달라는 것이다.
평소에 미사를 하지 않더라도 개인적으로 기도를 한다면 다행이겠지만,
대부분 이러한 신자들은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하느님께서 이러한 이들의 기도, 이러한 이들의 예물을 기쁘게 받아들이시고,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실까?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이다.
그리고 어느 대화에서나 그렇듯이 상대방 즉 하느님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득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논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도록 요모조모 따져서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둘째는 끈기있게 호소하여 상대방이 납득은 못하더라도 내 입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첫째 방법을 하느님께 사용해서는 결코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없다. 누가 하느님의 논리에 당해낼 수가 있겠는가? 진리 자체이신 그분께...
그렇다면 우리는 둘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다. 끈기있게 청하고 그분의 정에 호소하는 방법이다.
우리의 아버지는 정에 약하신 분이시다. 우리가 정말 끈기있게 청하며 하소연을 한다면 들어주시는 분이시다. 사막에서의 하갈의 기도를 들으시고, 에집트 종살이 밑에서의 이스라엘 사람들의 하소연을 들어주시고...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루까 18,7)
기도하도록 하자, 끈기있게 하느님 아버지께 우리의 기도록 들어주시도록 청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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