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거산 수도원 담장에는 산새들이 쉴 수 있는 보금자리로 작은 옹기가 몇 개 박혀 있습니다.
지난 5월 이 수도원을 방문했을 때 딱새 한 쌍이 여기에 보금자리를 틀고
새끼 몇 마리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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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새 부부는 정성스레 벌레들을 물어와 새끼들에게 먹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멀찌감치서 바라보며 사진찍을 자세를 취하고 있자
어미새들은 벌레를 잡아 집 주변까지 왔다가 쉽게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우왕좌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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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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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행여나 새끼들을 내가 해칠까봐 벌레를 물고 오고도 집에 들어가 새끼들에게 먹이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인간이 보잘 것 없어 하는 새들도 저토록 끔찍이 새끼들을 보살피는데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들 중에
더러 못된 부모들은 자식들을 해치거나 때로는 자식들을 방기하는 경우가 있음을 생각하면
피조물들 앞에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입니다.
아무쪼록 저 딱새 유조들이 잘 자라나
부모에게 받은 사랑을 자기 새끼들에게도 전해줄 수 있기를 기도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