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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풍경,정물

느린 우체통

by 大建 2013.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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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본 우체통이다.

이름하여, 느린 우체통이다.

흔히 우체통이라면 "빨리빨리" 우편물을 수거하여 "빨리빨리" 원하는 사람, 원하는 곳에 보내주는 것으로만 생각해왔는데,

그 상식을 깨보자는 우체통인 것이다.


사실 우리는 너무도 모든 것을 빨리 하는 데에만 익숙해져 왔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서두르면서 살아야하는지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니 뒤를 돌아다 볼 여유도 없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과 역사가  항상 올바르게, 성공적으로만 진행되어 가는 것은 아니니,

때로는 걸음을 멈추고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여유를 가지고 성찰해 볼 시간도 필요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라는 말이 유행하는 것도

그러한 부끄러운 과거를 돌아다보고 바로잡을 시간도 없이, 아니 사실 바로잡을 뜻이 없었기에 무조건 시간의 수레바퀴를 앞으로만 돌리기만 하며 이 사회를 끌어온 친일파, 독재적인 정권으로 말미암은 것임을 생각하고,

이제는 조금 늦게 나아가게 되더라도 제대로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외침이 아니겠는가!


기계처럼 앞으로만 질주하는 우리 삶에 느린 우체통을 통하여 추억의 엽서 한 통이 날아들면서, 

각자 한숨돌리며 쉬어가면서 과거를 회상하고 실수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인정하고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줄 알며

새로운 마음으로 다짐하면서 함께 어깨동무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보다 인간미 넘치고 감칠맛  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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