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에 있는 불갑사에서 "상사화" 축제가 끝난 다음 꽃 구경을 다녀 왔다.
지금까지 꽃무릇이라고 하면 선운사나 용천사만 생각하였는데, 불갑사에 조성된 꽃무릇밭은 정말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만 이날 한낮에 도착하여 빛이 너무 강하여 사진찍기에는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안타까움이 남았는데,
내년쯤 빛 좋은 아침이나 저녁 무렵에 다시 한번 다녀와야 하겠다.
그런데 곳곳에 "상사화 축제"라고 표기가 되어 있어서 의아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돌아왔다.
이 꽃의 정식 명칭은 "석산"으로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http://www.nature.go.kr/wkbik1/wkbik1312.leaf?hback=true&plntIlstrNo=36736)에는 나온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꽃무릇이라는 이름도 사실은 정식명칭이 아니라 속명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광군이나 불갑사의 축제 관계자들은 구태여 여기 저기에 상사화 축제라는 이름을 고집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구태여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을 들먹이지 않아도 상사화와 꽃무릇은 같은 수선화과에 속하기는 하지만 엄연히 다른 식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무릇으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이곳에서 상사화라는 이름을 고집하면 앞으로 이 꽃과 관련하여 더욱 혼란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영광군과 불갑사의 축제 관련 당사자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서 부탁하고 싶다.
"석산"이라는 이 식물의 낯선 정식명칭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면 꽃무릇이라는 속명을 사용하고 "상사화 축제"라는 잘못된 제목은 사용을 삼가해 주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정말 많은 사람들로부터 무지 내지는 무관심에 대한 질타를 면할 수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