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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식물원

찔레꽃

by 大建 2014. 6. 12.


012


찔레

                                                                              -문정희-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 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려

늘 말을 잃어 갔다.


오늘은 그 아픔조차

예쁘고 뾰족한 가시로

꽃 속에 매달고


슬퍼하지 말고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무성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


              -<월간문학>(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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