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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

이탈리아 성지순례 11 - 리에띠, 뽀지오부스토네, 포레스타

by 大建 2008.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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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를 맛있게 한 뒤 우리는 리에띠 시내로 들어섰다.
리에띠는 이탈리아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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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중심임을 나타내는 표석(김학순 님 사진)

성 프란치스꼬는 분명히 이곳의 주교좌 성당을 방문하였을 것이며, 주교관에서 며칠 머물기도 하였다(1첼라노 99제 12 장  참조).

그리고 리에띠에는 프란치스꼬의 초기 동료인 복자 안젤로 탄크레디 형제의 집이 있었다. 현재 이곳은 글라라회 수녀원으로 바뀌어 있어서 아쉽게도 방문을 할 수가 없었다.

우리가 리에띠에서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성 프란치스꼬 성당이었다. 성인에게 봉헌된 성당이지만 현재는 주일 미사만 겨우 드려지는 형편이고 평신도 관리인이 관리하고 있었다. 내부는 거의 버려지다시피 한 모습이었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성당이 이렇게 관리되고 있는 것이 몸시 안타까웠다. 이 성당에서는 빠도바의 성 안또니오 축일에 화려한 촛불행렬이 여기서 출발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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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프란치스꼬 성당 내부에 있는 안또니오 성인상(김학순 님 사진)

리에띠 시내를 둘러본 후 우리는 다음 순례지인 뽀지오 부스토네로 발길을 옮겼다.

뽀지오 부스토네는 해발 750미터의 높은 산에 위치해 있는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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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 프란치스코가 1209년 에지디오와 함께 첫 번째 선교 동안에 이 마을을 첫 번째로 방문했을 것이라고 한다. 이 당시에 성인이 이 마을을 방문하시면서 하신 인사가 ‘본 조르노 보나젠테!’(안녕하세요. 마음이 착한 사람들!)였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지금도 성 프란치스꼬 축일에는 이 인사를 주고받는다고 한다.

성 야고보 수도원은 1217년 성 프란치스꼬가 세운 은둔소 위에 계속 증축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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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의 거처

수도원을 나와 산으로 올라가면 성인께서 기도하셨던 동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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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뽀지오 부스토네 은둔소가 중요한 것은 이곳에서 성인께서 하느님의 용서를 체험하고 확신에 차서 형제회의 발전을 예언하였던 곳이기 때문이다 (1첼라노 26-27 참조).

진정 자신의 죄가 용서받았음과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구원의 소식을 전할 수 있을까!  프란치스고는 여기서 다시 한 번 "사랑이신 하느님(1요한 4,16)을 만났던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한다: "사랑하올 주 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리고 이 미천한 벌레이며 쓸모없는 종인 저는 누구입니까?  사랑하올 주님, 저는 당신을 사랑하고 싶사옵니다. 내 주 하느님이시여, 제 마음과 몸을 당신께 바치나이다. 당신의 사랑을 더 잘 실천할 수 있는 길을 알고자 하나이다!"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너무도 잘 깨달았기에 사람들 앞에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기를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2 첼라노 131 참조 ).

우리는 시간관계상 그리고 날씨가 좋지 않았기에 산위의 은둔소에는 오르지 못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오늘의 마지막 순례지인 포레스타로 향하기 위하여 버스에 올랐다.

포레스타는 찬미의 성지라고도 부른다. 포레스타 성지는 리에티에서 약 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전에는 성 파비아노라 불렀고, 오늘날은 ‘포레스타의 성모마리아’라고 부른다. 11세기에 건축된 작은 성당 옆에 사제의 숙소와 포도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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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프란치스코가 폰테콜롬보에서 눈 치료를 받은 후 1225년 9월경 그의 동료들과 머물렀던 집이 있다. 프란치스코는 우골리노 추기경의 초대를 받아 그의 동료들과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리에티 주민들의 대대적인 환영 행사의 낌새를 알아차리고 그것을 피하고자 이곳에 피신을 했다고 한다.

성 파비아노 성당은 1300년 개축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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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 성당이 측면으로 증축되어 ‘포레스타의 성모마리아 성당’으로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제대 위에 성모마리아 상은 1600년대 작품으로 성모님과 아기 예수가 아닌, 안나와 아기 마리아를 그린 그림으로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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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나와 아래로 내려가면 천연바위 벽 위에 천정이 건축된 은둔소가 있다. 이곳에서 프란치스꼬는 주님과의 내밀한 일치를 찾았다. 성인이 이 동굴에 숨어서 기도하고 있을 때, 엘리야 총장이 찾아와 프란치스꼬의 건강이 악화된 것을 보고 치료를 명하였다고 한다.

현재 포레스타에는 숙소인 산 안또니오와 같이 "몬도 X" 프로그램에 의해 재활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작은형제회 사제 1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뽀지오 부스토네와 포레스타의 여정은 우리의 신앙이 회개와 용서의 체험, 그리고 이어지는 찬미의 삶이 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새롭게 일깨워 주었다. 각자가 자비로우신 주님과의 만남을 기도하며 우리는 숙소인 산 안또니오로 돌아 왔다.

저녁 식사 후 우리는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로마에서는 호텔에서 숙박하게 되기 때문에 이렇게 우리만의 저녁 시간을 가질 여건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서로가 순례 중에 느낀 점을 나누었고, 순례 후 귀국해서도 각자 프란치스꼬를 본받아 복음적인 생활을 할 것과 서로를 위해서 기도해 줄 것을 다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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