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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꼬의 전기작가 요르겐센에 의하면 이탈리아에는 프란치스꼬의 사랑을 받았던 세개의 계곡이 있다. 아씨시와 뽀르찌운꼴라를 감싸는 스뽈레또 계곡, 라베르나산이 있는 카센티노 계곡, 그리고 우리가 오늘 찾아가는 리에띠 계곡이다.
저녁 식사시간에 맞추어 우리는 숙소인 산 안또니오 알 몬떼에 도착하였다.

2층에서 내려다본 회랑 내 정원(김학순 님 사진)
1474년 리에띠 계곡의 네 성지의 병든 형제들을 돌보기 위한 수도원으로 지어졌으나
오늘날에는 Mondo X 프로그램에 의해 마약 중독으로부터 재활되고 있는 이들에 의해 운영되는
순례객 숙소로 쓰이고 있다.
조금은 춥고 불편한 면도 있었지만 순례 여정임을 생각하면서, 또 프란치스꼬 성인의 은둔 생활을
기억하면서 우리는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짙은 안개 속에 우리는 프란치스칸 시나이라고 불리는 폰테콜롬보로 향하였다.

프란치스코는 1217년에 처음 이곳을 방문하였다. 폰떼 꼴롬보라는 이름은 라틴어 ‘fons columbarum'(비둘기들의 샘)에서 유래하는데, 전설에 의하면 프란치스코가 숲속을 헤매다가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는 신선한 샘물을 찾게 되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폰테콜롬보는 다음과 같이 프란치스칸과 관련된 중요한 성지 중의 하나다.
1) 성 프란치스코가 성 미카엘 성당에서 회칙을 쓰신 장소.

3) 성녀 막달레나 경당에서 20세기에 발굴된 프란치스코가 직접 새긴 타우(Т)자국을 볼 수 있다.

이 날 미사 중에 재속프란치스꼬회원들은 관례대로 회칙에 대한 서약의 갱신식을 하였다.
복음 : "예수님께서는 권위를 가지고 사람들을 가르치셨다."
강론 : 모든 율법의 근본 정신은 사랑과 자유이다. 여러분이 회칙의 문자에만 매달릴 때 여러분은 구원과는 거리가 멀게 다시 종노릇하는 것이다. 사랑으로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자.
프란치스꼬의 주님의 뜻만을 추구하는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우리는 다시 프란치스칸 베틀레헴, 그레치오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레치오는 해발 705미터의 조용한 마을로써 라체로네 산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프란치스코는 이 곳에서 강생의 신비를 재현하였으며, 전승에 의하면 성탄 자정 미사 중에 구유에 계신 아기 예수님이 눈을 뜨셨다고 한다(1첼라노 84-87 참조).

프란치스꼬가 성탄의 신비를 재현했던 그 동굴.

성 프란치스꼬의 침실(Dormitorio, 2첼라노 64 참조)

성 보나벤뚜라 경당 : 1228년 성인이 시성되던 해에 건축되었다.

성 보나벤뚜라의 침실 : 보나벤뚜라 총장 재임 시기에 그가 만든 방이기에 그렇게 불린다. 오른쪽 첫번재 방에서 성 보나벤뚜라와 성 베르나르디노가 기거하였다.

기도실(Coro, 15세기 성 베르나르디노의 시대에 만들어 짐)에 있는 성무일도

기도실 옆방에 있는 그림은 프란치스꼬의 또 다른 동료 세떼솔리의 야고바 부인이 주문해서 그려진 것이다(이 체칠리아 님 사진).

성탄 구유의 탄생지인 이곳에는 세계 각국의 특색있는 구유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 한국의 구유.
프란치스꼬는 강생의 신비 안에서 하느님의 가난의 깨닫고 몸소 극단적인 가난을 살았다.
우리는 그저 가난을 덕으로 여기지만,
강생, 수난, 성체성사가 모두 하느님의 가난을 말해주는 사건들임을 깨닫지 못하면
결코 가난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살 수 없음을 가슴깊이 느끼며
그레치오 은둔소 순례를 마치고 마을로 내려와 점심식사를 하였다.
마을의 어느 식당에서 먹은 스파게티는 정말 일품이었다... ^^
마을 곳곳의 성탄 장식들.
강생의 신비가 살아숨쉬는 그레치오 마을을 떠나 우리는 리에띠 시내를 둘러보기 위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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