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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481

어린이에게서 배우자 부활 제2 주간 금요일(요한 6,1-15)또 다시 선거철이다.어느 해인가 선거 기간에 언론에서 반장, 회장 선거를 하고 있는 일부 학교의 모습을 전하면서 깨끗한 한 표를 행사하는 "어린이를 본받자"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추한 모습의 어른들은 정말 부끄러운 행태를 보여주었다. 돈을 받고 유세장에 동원되는 모습, 후보측에서 제공하는 점심 한 끼 얻어먹기 위하여 치사하게 식당에 몰려드는 모습 등... 정말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많이 배워야 함을 알 수가 있었다. 그러니 이 나라 교육이 제대로 될리가 없는 것이다.오늘 복음에서 굶주리는 군중들을 보시고 예수님은 측은한 마음으로 그들의 끼니를 걱정하신다. 그러자 안드레아가 어떤 아이가 가지고 온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말씀드리고 주님께서는.. 2008. 4. 4.
조삼모사 부활 제2 주간 목요일(사도 5,27-33; 요한 3,31-36)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말이 있다.간사한 꾀로 남을 속여 희롱함을 이르는 말로서, 중국 송나라 저공(狙公)의 고사인데, 먹이를 아침에 세개, 저녁에 네 개씩 주겠다는 말에는 원숭이들이 적다고 화를 내더니 아침에 네개 저녁에 세개씩 주겠다는 말에는 좋아하였다는 데서 유래한다.정치꾼들(사실 나는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을 정치꾼들이라 즐겨 부른다)의 행태를 보면, 이 말이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자기들이 필요한대로 말을 바꾸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정치인들만이 아니라 권력자들, 기득권자들, 요즘 소위 말하는 "갑"에 속하는 자들은 권모술수로 자신들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서 조삼모사[각주:1]식의 행태를 서슴치 않는다.그리고 그것은 고.. 2008. 4. 3.
상처를 지니고 부활하셨다 가해 부활 제2 주일(요한 20,19-31) 오늘 복음은 보통 토마스의 불신앙 측면에서 묵상을 한다. 하지만 조금 다른 측면에서 접근을 해보기로 하자. 동료들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는 토마스에게 나타나신 주님께서는 그에게 당신의 상처를 보여주시면서 불신을 버리고 믿으라고 말씀하신다. 상처를 지닌 채로 부활하셨다는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몸에 상처가 났을 때 치료를 하고 시간이 흐르면 상처는 아물고 그 흔적만 남는다. 따라서 상처의 흔적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 것이다. 요즈음은 약이 좋아서(?) 흔적까지 생기지 않게 한다고 하지만 큰 상처일수록 그 흔적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그토록 사랑하던 인간들에 의해 받은 상처인데 그리 쉽게 없어지겠는가...! 자신을 온전히 바쳐 사.. 2008. 3. 30.
하느님에 대한 오해 부활 팔일 축제 내 토요일(마테 16,9-15)오늘 복음을 보면 제자들은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마리아의 말도 안 믿고, 엠마오의 두 제자들의 말도 안 믿고 하다가, 실제로 그들 앞에 나타나신 주님께 호된 꾸지람을 듣는다. "예수께서 나타나셔서 마음이 완고하여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는 그들을 꾸짖으셨다". 예수와 함께 3년 여에 걸쳐 함께 생활했던 그들인데, 왜 그랬을까? 하느님에 대한 무지 혹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구약성서를 보면 하느님의 호칭으로서 "샷다이", 혹은 "샤바옷"이라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전능하신 분", "강하신 분" 등의 의미를 지니는 말이다. 이렇게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느님을 전능하신 분이라 믿고 또 부르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하느님께 열려져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거부하기 때.. 2008. 3. 29.
밥상 공동체 부활 팔일 축제 내 목요일(루까 24,35-48)지금은 많이 달라진 것 같지만, 우리가 자라던 시절 대부분의 한국의 가정에서는 밥을 먹을 때 아이들은 제대로 이야기도 할 수 없었다. 그저 혹시 어른들이 묻는 말이 있을 때 간단히 대답해야 하고 어른들 말씀에 끼어들어서도 아니 되었다. 그러니 우리나라에 대화 문화가 발달되지 않은 것이다. 가족들이 식탁에서 마주 앉아서 대화를 나누지 않는데, 따로 대화 시간을 마련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밥상은 여럿이 그저 함께 앉아서 제각기 식사만 하는 곳이 아니라. 음식을 나누고,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삶-존재를 나누는 곳이다. 그렇기에 서양에서는 식사 시간이 무척이나 길다. 특별히 그들이 우리보다 많이 먹는 것이 아니다. 함께 나누는 시간을.. 2008. 3. 27.
내가 주님의 시신을 모셔 가겠습니다 부활 팔일 축제 내 화요일 (요한 20,15) 군복무할 때의 일이다. 부대 밖에서 사고가 있어서 사체를 군용트럭의 뒷칸에 싣고 가마니를 뒤집어 씌운 채로 그 옆에 앉아서 부대로 들어오게 되었다. 차가 덜컹 거리면서 시체의 팔 한 쪽이 가마니 밖으로 삐져 나왔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무서웠다. 그리고는 무엇이 나로 하여금 두려운 생각이 들게 하였는지 생각해 보면서, 약 10 Km를 달려가는 동안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는 주님의 시신이 없어진 것을 보고 동산지기인 듯한 사람에게(실은 부활하신 주님이었는데 "알아 보지 못하였다") "당신이 그분을 옮겨 갔거든 어디에다 모셨는지 알려 주셔요. 내가 모셔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말이 그렇지, 여자 한 사람이 .. 2008.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