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호랑나비를 제법 많이 찍었다. 내가 가는 곳곳에서 만난 호랑나비들은 모두 참한 모델이 되어주었다.0123
그중에서도 초등부 수련회가 열리는 문경 다락골에서 만난 놈이 기억에 남는다.
계곡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호랑나비가 눈에 띄었다. 그런데 사진을 찍으려고 가까이 가보니 사마귀에게 잡힌 신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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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몇 장 찍고 사마귀를 건드렸는데(사실은 나비를 풀어주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세를 좀 바꿔보라고 살짝 건드렸는데) 놀란 사마귀가 움직이는 틈을 타서 나비는 날아가 버렸다.
사마귀에게 약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그 자리를 떠나서 근처에 있는 땅나리를 찍으려고 다가갔는데, 호랑나비 한 마리가 날아들더니 꼼짝도 하지 않고 한참 동안을 앉아 있었다. 마치도 내가 목숨을 구해주었으니, 보답하기 위해서 잠시 모델이라도 되어 주겠다는 듯이 말이다.
나 역시 고마운 마음으로 그 나비를 찍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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