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by 大建 2015. 2. 4.

01234


통도사에 홍매화가 개화했다는 소식과 사진들이 올라오길래 놓치고 싶지 않기에

달려갔지만, 

활짝 핀 꽃송이들은 몇 송이 없었다.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하길래 꽃들은 따뜻한 날씨에 앞당겨 꽃을 피우고

인간들은 그러한 자연의 성급함을 헤아리지 못하는 시절이 되어버렸구나...


漢나라 元帝 때

서북방 흉노족에게 볼모로 후궁을 한 명을 간택해서 보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는데,

元帝는 후궁 중에서 제일 못생긴 사람을 보내기로 하고 

궁중화가인 모연수(毛延壽)에게 후궁들의 초상화을 그리도록 하였는데,

다른 후궁들은 서로 오랑캐의 첩으로 간택될까 두려워 

궁중화가인 모연수에게 서로 이쁘게 그려달라 청하며 금은보화를 뇌물로 바쳤지만 

王昭君은 청렴 때문인지, 황제에 대한 신뢰 때문인지, 가난 때문인지 

뇌물을 바치지 않아 모연수에 의해 제일 추녀로 그려지고 결국에는 볼모로 가게 되었다.

 

왕소군이 떠나던 날 元帝가 王昭君을 보니 絶世美人인 바,

이미 결정된 일을 어찌할 수 없기에 궁중화가 모연수를 참형에 처했다.

후에 황제가 안타깝고 가련한 마음에 그녀에게 소군(昭君)이라는 벼슬 칭호를 내려,

그 이후로 왕소군으로 불려졌다고 한다.

 

후세 당나라의 시인 동백규는 왕소군의 처지를 읊은 시를 다음과 같이 지었다.

 

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

오랑캐 땅엔 봄이 와도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이 아니로구나

自然衣帶緩 非是爲腰身(자연의대완 비시위요신)

자연히 허리띠가 느슨해지는 것은, 이를 날씬하게 하려고 해서가 아니라네.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에는 이런 애틋한 사연이 담겨 있다고 한다.



흰 매화도 몇 송이 피어 있다.



"보기는 쉽지만 생각하기는 어렵다는"(能見難思) 문 뒤에는 감들이 나무에 매달린 채로 곶감이 되어가고 있다.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경희 사진전  (0) 2015.04.03
물과 생태계  (2) 2015.02.26
유평계곡 얼음 사진  (2) 2015.01.22
빛망울  (0) 2014.07.25
Jordan Matter 워크샵  (0) 2014.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