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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3

에파타 연중 제5 주간 금요일(마르 7,31-37) 벌써 오래전의 일이 되어버렸지만, 처음 유학가서 두 세 달 정도는 정말 악몽과 같은 시간들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내가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고, 내가 더듬거리며 하는 말을 다른 사람들이 잘 알아듣지 못하고... 같이 사시던 수사님들이 인내심을 지니고 대해주기는 하셨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라 때로는 완전히 왕따 당하는 기분, 사람 취급을 못받는다는 기분으로 살게 되고, 정말 짐싸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때가 많았다. 정말 귀먹은 반벙어리가 이러한 것이구나 하는 것, 장애인의 서러움을 뼈저리게 체험한 시기였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고쳐주신다. 그것도, 다른 때와는 달리,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2012. 2. 10.
영적 귀머거리 연중 제5 주간 금요일(마르 7,31-37) --------------------------------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제자였던 빠도바의 성 안또니오가 리미노 지방에 가서 설교를 하였으나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마음이 답답한 안또니오는 강가에 가서 물고기들에게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생활을 하도록 설교를 하였다. 사방에서 고기들이 무수하게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설교가 끝나자 한결같이 입을 벌리고 머리를 조아리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모두 해변으로 나와보고는 크게 감탄하고 저마다 회개하였다고 한다.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바로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해주어도 .. 2009. 2. 13.
네가 날 알아? 사순 제3 주간 토요일 얼마 전에 모 장관후보로 지명되었던 사람이 땅 투기가 문제가 되자 해명을 한 말이 더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자기는 땅 투기를 한 것이 아니고 땅을 원래 사랑하기에 그 땅을 샀던 것이란다. 지나가던 강아지(?)가 웃을 말이 아니겠는가! 결국 이 후보자는 사퇴를 하고 말았고 이 사람의 신용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자기가 산 땅에 고이 묻어주길 바란다! --) 이렇게 공적으로 한 말은 그저 그 사람이 그런 사람이라는 평을 세상에 남길 뿐이다. 그러나 개인간에 하는 대화에 문제가 생기면 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대화는 진실해야 하는 것이다. 만일 내가 어떤 사람과 만나서 "나는 평생 거짓말도 안하고 아무런 죄도 짓지 않고 살아간다"고 말한다고 하자. 혹자는 내가 신부요, 수도.. 2008.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