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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엄청난 기적들

by 大建 2009. 3. 4.


사순 제1 주간 수요일(루까 11,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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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엄청난 기적들 속에 살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투정만 하고 살아왔으니,
"이 세대가 왜 이리도 악할까?"하시는 예수님의 탄식이 바로 나로 말미암은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기적은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생"을 청한적도 없고, 나는 꼭 존재해야하는 당위성도 지니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나를 창조해주시고, 생명을 주시고 살아가게 해주셨으니 이보다 더 큰 기적이 또 있을까?
또 다른 기가 막히는 기적은 하느님께서 나처럼 하찮은 인간에게 당신을 알게 해주셨고(계시),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당신의 자녀로 불러주셨다는 사실이다.
나이 스물이 되도록 하느님을 부정만 하던 한 가엾은 인간을 조건없이 사랑하시고 불러주셔서
오늘까지 당신 안에 살게 해주신 큰 기적을 나는 모르쇠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그토록 좋으신 하느님께서는 내가 작은형제회 안에 살게 해주셨다. 나를 수도자로 불러주신 것이다.
전세계 수십억 인구 중에 작은형제회원은 채 2만 명이 되지 않는다.
그런 엄청난 경쟁률로 내가 뽑히었다는 사실도 기적이 아닌가!
나처럼 보잘 것 없는 존재가...

이렇게 나를 창조하시고 사랑하시고 뽑아주신 하느님의 더 할 나위없이 큰 기적 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다른 기적들을 바란다.
매일 잠들기 전에 혹은 아침에 일어나면서 내가 살아가는 현실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기적을 바라기도 한다.
또는 더불어 살아가는 형제 자매가 버거울 때 갑자기 그 사람이 멀리 사라지거나 변하는 기적을 바라기도 한다.
복권이 들어맞듯이, 원하던 재물이 많이 쏟아져 들어오거나
반대로 많이 가진 사람이 갑자기 다 잃게 되는 기적을 바라기도 한다.
우리는 이러한 기적들이 불가능한 것임을  알면서도 무의식 속에서라도 바랄 때가 많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기적을 일으켜야 할 때이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선물로 주신 오늘 하루를 옳바로 인간답게 살아갈 때 그것은 내가 이루는 멋진 기적이 될 것이다.
나를 불러주신 님의 뜻때로 열심히 충실하게 응답하며 살아가는 것이
내게 지금까지 수많은 기적을 베풀어주신 하느님께 내가 보여드려야 할 기적이 아니겠는가!

세상이 변하고 타인이 변하는 불가능한 기적을 바라지 말고,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내가 변하는 엄청난 기적을 이루어보자.

                                                                                                                 (9-1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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