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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삼박자 화해

by 大建 2009.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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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1 주간 금요일(
마테 5,20ㄴ-26)

고백성사나 상담을 하다 보면
성장기에 아버지에게 심한 상처를 받았거나 아버지의 지나친 권위주의적 태도로 인해
성격이 왜곡되어 있는 사람들을 간혹 만나게 된다.
이들은 대개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그들이 믿는 하느님의 모습(神觀)도 잘못 형성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그들이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함은 물론, 자신과도, 하느님과도 화해하지 못한 채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비단 아버지뿐이랴?
어머니, 혹은 형제 자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도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 할 때에 너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형제가 생각나거든
그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그를 찾아 가 화해하고 나서 돌아 와 예물을 드려라"하는
오늘 복음의 말씀은 바로 이러한 사람들에게 해주신 권고라고 할 수 있다.

진정한 화해는 이렇게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하느님과의 화해, 이웃과의 화해,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화해-자기 한계, 부족함, 죄의 인정-이다.
어느 한 가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진정한 화해를 이루었다고 할 수 없다.

예수는 바로 그러한 화해를 살고 또 그것을 위하여 죽으신 분이다.
특히 십자가의 사건은 그러한 삼각의 화해, "삼박자 화해 - 사랑"의 완벽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임-자신의 종속성에 대한 의식을 분명히 지니고 살아갔던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도 자신의 분명한 한계를 인정하며 외친다.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마테 27,46)
자신의 온 생애를 통하여 인간을 온전히 사랑하신 예수는
십자가 위에서도 자신의 원수들을 용서하셨다.
그리고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기를 그치지 않으셨던 그분은
끝내는 십자가 위에서 그분께 "영혼을 넘겨드렸다(루까 23,46)".
이렇게 진정한 화해는 십자가 사건을 통하여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십자가를 살아가지 않으면, 즉 진정한 "삼박자 화해"를 이루며 살지 않으면, 신앙은 절름발이가 된다.
이것이 오늘 말씀의 의미일 것이다.


                                                                                                                                                                         (958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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