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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

제주도 여행 4

by 大建 2010. 4. 24.
점심식사를 한 후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산방굴사 근처에 가보기라도 하기로 했다.
산방산은 원래 바위산인데다가 혼자서 등정을 한다는 것이 쉽지도 않은 일이라 포기를 하고...

산방굴사 주차장 앞에 주차를 하고 모슬포쪽 바다를 바라보다가 근처  언덕에 꽃이 보이길래
얼른 내려가보았다.

쑥부쟁이 한 송이가 외롭게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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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역시 따뜻한 고장인 모양이다.
보통 늦여름에서 가을에 피는 쑥부쟁이가 봄에 피고 있으니 말이다.
쑥부쟁이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다시 차를 몰아 외돌개라는 곳을 가보기로 하였다.

수려한 해안가에 우뚝 서 있는 외돌개는
약 150만년 전 화산이 폭발하여 용암이 섬의 모습을 바꿔놓을 때 생성되었다고 한다.

꼭대기에는 몇그루 작은 소나무들이 자생하고 있다.
물과 떨어져 바다 가운데 외롭게 서 있다 하여 외돌개라 이름지여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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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의 정원


어제 주상절리를 보고 난터라 풍경이 주는 감흥은 솔직히 별로 없었다.

그러나 이곳 주변을 둘러 보다가 나는 여러 야생 꽃님들을 발견하고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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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콩과에 속하며 널리 퍼져 자라는 다년생초인 벌노랑이이다.

뭍에서 서양벌노랑이([식물원] - 서양벌노랑이 참조)는 찍어 보았지만
벌노랑이는 처음 만나는 놈이라 더욱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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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바위미나리아재비다.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식물로 제주도에만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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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나를 기쁘게 한 것은 암대극과의 만남이었다.
검색해보니 우리나라 남해안 일부 섬에서 자라는 독이 있는 식물이라고 한다.
독이 있으면 어떠랴. 내가 먹을 것도 아니고...
바닷가 풍경과 어울려 아름답게 피어 있는 보습은 아름답기만 하다.

이렇게 반가운 야생화들과 놀고 있자니 저 멀리 바위 위에
바다직박구리 한 마리가 외로이 앉아 있는 것이 눈에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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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새와 바다에 취해 여유를 즐기며 담배 한 모금도 빨고 나니 어느듯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외돌개에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차를 몰아 수녀원으로 향한다.

사실상 제주도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다음 날 아침 식사를 하고 수녀님들과 담소를 나누며 찍은 사진들도 보여드리고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눈 다음

제주공항 인근에서 차량을 반납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어 서울로 돌아오게 된다.

세번째 오는 제주도이지만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마치 외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다.
이번에도 계속 다니면서 흡사 에스빠냐 중부의 어느 지방을 다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제주도는 내게 계속 신비의 고장으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젊은 시절 한라산 정상에서 아름다우신 창조주 하느님께 눈을 뜨게 해준 곳
이 제주도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오고 싶다.
가능하다면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이번에 못오른 한라산도 다시 오르고,
올레길도 걸어보고, 더 많은 야생화도 담아보고 싶다.

이번 여행이 가능하도록 숙식을 제공해주신
제주 글라라수녀원의 모든 수녀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그분들이 원하는 수녀원 재건축 공사가 빨리 시작될 수 있기를 기도하며
간단한 제주도 여행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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