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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

새 교황을 모시며

by 大建 2013. 3. 15.

새 교황이 탄생하였다. 그분은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따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 불리기를 희망하셨다.

하늘 나라에 계신 프란치스코 성인은 지금 어떤 마음이실까? 아마도 황공하여 몸둘 바를 모르는 자세를 취하시지 않을까 싶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그만큼 겸손하신 분이셨기 때문이다. 또 어떤 명예도 마다할 만큼 아무 것도 자신의 것으로는 돌리지 않을 정도로 가난을 살아가셨던 분이시다.

새 교황님은 그러한 프란치스코를 본받으며 살아오신 분이라고 한다. 대주교라는 지위에도 불구하고 기사가 딸린 자가용을 이용하기 보다는 전철이나 버스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식사도 손수 마련하여 드시는 등으로. 그러니 교황이 되신 후에도 직접 호텔에 걸어가셔서 숙박비를 지불하셨다 해도 전혀 새로울 것이 없으신 분이다.  해외 여행 시에도 비행기의 이코노미석에 앉았으며, 추기경 의복도 전임자의 것을 재활용할 만큼 검소하고 청빈하다. ‘프란치스코’라는 교황 이름을 선택한 이유를 입증하듯이, 새 교황은 사람들에게 “내가 만일 교황으로 선출되더라도 교황을 축하하기 위해 로마로 여행하지 말고 대신에 그 돈을 가난한 이에게 기부하라”고 말할 정도로 가난을 몸소 생활하셨으며 가난한 이들을 생각하시며 살아오셨다고 한다.

그리고 새 교황으로서 운집한 군중들에게 축복을 주시기 전에 군중들이 먼저 당신에게 축복의 기도를 해주도록 고개를 숙이셨다. 이토록 겸손하신 분을 우리는 새 교황으로 모셨다.



정말 하느님께 감사드려야 할 것이다. 가난하고 겸손하신 교황을 주셨음에, 그리고 그러한 교황님을 통하여 교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하심에 대하여!


그러한 새 교황 프란치스코에 대하여 벌써부터 "말"이 쏟아진다. "분배정의에 관심을 기울이는" 진보적인 경향이라거나, 또는 "낙태와 피임, 동성애에 관해서는 가톨릭교회의 전통적인 입장을 대변해" 온 지극히 보수적인 입장이라는 등 말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는데. 우리는 새 교황님께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완악한 인간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께서도 제대로 이루시지 못하는 세상과 교회의 변혁이라는 짐을 교황님 어깨에 강제로 메어드리는 것은 아닐까?
하느님께서 역사 안에서 인내롭게 이루시고자 하는 것을 정해진 기간 동안 도와드리도록 불림받은 분이 교황님이다. 우리가 진정 신앙인이라면 그분에게 보수니 진보니 하는 굴레를 씌우면서 좋은 말만 나열하지 말고, 그분과 더불어 가난과 겸손을 살아나가며, 복음에 따라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며 돕는 일을 하는 것이 그분을 도와드리는 길이다. 그리고 성령께서 그분을 통하여 교회 안에서 새바람을 일으키면서 이루시려는 일에 제동을 걸며 비판을 하거나, 신앙인답지 않게 하느님보다 앞서 나가려는 마음으로 필요 이상으로 박차를 가하려 하지도 말고, 겸손되이 순응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참된 신앙인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바로 그것이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삶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참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프란치스코 성인을 사부로 부르면서도 참으로 그 제자답게 살아오지 못한 우리들을 대신해서 새 교황님께서 앞장 서서 사부님의 "가난과 겸손"의 정신을 살아나가며, 교회를 새롭게 하시고자 하시니...



부끄러운 마음으로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적 권고 6의 말씀을 다시 한번 되뇌어 본다.
"모든 형제들이여, 우리 모두 당신 양들을 속량하기 위해 십자가의 수난을 견디어 내신 착한 목자를(요한 10,11 참조) 주의 깊게 바라봅시다.  주님의 양들은 고난과 박해, 수치와 굶주림(로마 8,35 참조), 연약함과 유혹 등 모든 점에서 주님을 따랐습니다. 그리하여 주님한테서 영원한 생명을 얻었습니다.  그러므로 성인들은 이렇게 업적을 이루었는데 우리는 그것을 그저 이야기하고 설교만 하며 영광과 영예를 받기 원하니, 이것은 하느님의 종들인 우리로서 대단히 부끄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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