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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참되고 완전한 행복

by 大建 2013. 9. 11.

연중 제23 주간 수요일(콜로 3,1-11;  루까 6,20-26)


"어느 날 프란치스코 성인은 동료 레오 형제와 천사의 성 마리아 성당을 향해 걸어가면서 참된 기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성인은 동료 형제들이 모범적인 성덕을 보여 준다 해도, 기적을 일으킨다고 해도, 온갖 지식을 섭렵했다 해도, 사람들을 회심으로 이끈다고 해도 그것이 완전한 기쁨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레오 형제는 몹시 놀라면서 “그렇다면 참된 기쁨이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청했습니다. 이에 대한 성인의 대답은 이러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비에 젖고, 추위에 얼고, 진창에 빠져 형편없이 되고, 배고파 기진맥진하여 천사의 성 마리아 성당에 겨우 도착해 수도원 문을 두드렸다고 합시다. 그런데 문지기가 화를 내며 (중략) 바깥 쏟아지는 빗속에 우리를 밤중까지 내버려 둘 때, 그러한 욕설, 인정 없는 무자비한 대우, 매정한 거절도 우리가 인내로써 달게 받고 (중략) 복되신 그리스도의 가난을 생각하고 즐거워한다면, 그런 것이 완전한 기쁨이라고 기록해 놓으시오. (중략) 레오 형제! 자, 이제 결론을 들어 보시오.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친구들에게 베푸시는 성령의 온갖 은총과 선물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은 바로 자기를 눌러 이기고, 고통, 모욕, 수치, 불쾌한 감정을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 때문에 달게 참아 받는 그것입니다’(『성 프란치스코의 잔꽃송이』 참조).
프란치스코 성인은 참되고 완전한 기쁨이란 온갖 고통에도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가장 불행할 만한 상황을 가장 기뻐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참되고 완전한 기쁨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참행복도 바로 이러한 것이 아닐는지요? 우리는 과연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라지지 않을 참되고 완전한 기쁨, 그 참행복을 갈망하고 있는지요? "

                                                                                                                                              -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에서



사실 오늘날의 신앙인들은 주님께서 선포하신 그런 참된 행복을 추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런 행복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그렇기에 신앙 생활을 한다고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 속에서 행복은 커녕 기쁨도 지니지 못하고, 내가 그런 기쁨이 없이 살아가니 누구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아니, 아예 전교를 할 의사가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우리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신앙의 본질은 십자가에서 죽고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나는 것"(콜로 3,1)이요, 그러기 위해서 오늘 가난하고 굶주리는 모습으로, 슬퍼하는 자로서, 모욕과 중상을 당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당연시해야 하고 거기서 행복을 찾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얼마나 불행한 삶을 사는지... 그러면서도 자신이 불행한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 현대인들의 가장 큰 불행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내 주변에서도 신앙의 진리를 추구하며, 기를 쓰고 "말씀"을 실천하고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 보다는. 적당히 "현세적인 것들"(콜로 3,5)과 타협하면서 일신의 안위만을 도모하는 신앙인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이 악세사리가 되어버린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목자로서 이런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하느님, 주님, 그리고 사도들, 성인들"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이, 이제는 오히려 목자를 가르치고 훈계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답답할 뿐이다. 그러면서, "신부님은 결혼을 안 했으니까 모른다. 신부님은 가족이 없으니까 그렇다"고 강변을 한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그분의 말씀은? 그분도 결혼을 안 하셨는데...?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참된 행복과 불행의 길을 제시하신다. 우리는 과연 어느 길을 택해서 가고 있는가?

우리는 "옛 인간을 그 행실과 함께 벗어 버리고, 새 인간을 입은 사람입니다. 새 인간은 자기를 창조하신 분의 모상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지면서 참지식에 이르게 됩니다"(콜로 3,9-10).  제발 그리스도를 알고 모시기 전의 "옛 인간"으로 돌아가 불행과 비참 속에 지내지 말고, 비록 오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아픔이 있을지라도 "참되고 완전한 행복"이 우리에게 마련되어 있음을 상기하면서 기쁨 속에 살아가도록 하자.

                                                                                                                                       (35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