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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

나가사끼 성지순례 4

by 大建 2017.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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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호텔에서 거나한 아침 식사를 즐긴 다음 우리는 나가사끼로 돌아왔다. 


렌트카를 반납한 후, 이 날 나가사사끼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일본 26성인 순교성지가 자리잡고 있는 니시자카(西坂) 공원이다.


일본 최초로 가톨릭 신자들이 순교한 곳이다. 1593년 프란치스코회 선교사들이 일본에서 선교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고 당시 통치자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는 잔인한 탄압을 일삼았다. 일본 최초의 천주교인 26명이 당시 교토에서 잡혀 630키로를 걸어 유배당하여 이곳 나가사키의 니시자카 공원으로 끌려와 십자가형으로 순교당했다 . 1597년 2월 프란치스코회 수사 6명, 예수회 수사 3명 등과 대부분 재속프란치스코회원으로 알려진 26명(이중 3명은 조선인이다)이 십자가형을 당했다. 이들은 1862년 성인 반열에 올랐고 시성 100주년인 1962년 니시자카 공원에 ‘26 성인 기념상’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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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이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기념상 뒤편에 ‘26 성인 기념관’(박해 유물 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기념관 내부에 전시 되어 있는 당시 프랑스어로 된 지도. 한국과 일본 사이에 한국해(조선해, Mer de Corée)가 적혀 있으며 그 밑에는 I. D'oki 라는 지명이 보이는데 이는 아마 독도를 표기한 것이리라!

기념관 옆에는 1637년에 역시 이곳에서 순교하여 시성된 최초의 필리핀 성인인 로렌조 루이스 성인상이 서 있다.


기념관에서 나와 왼편에는 일본 26 성인 기념성당인 성 필리포 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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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와 성당에서 잠간씩 머물며 기도를 한 후 우리는 新地中華街(China town)에 있는 한 중국음식점으로 들어가 그 유명한 나가사끼 짬봉으로 점심 식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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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이라 하여 매운 맛이리라고 예상을 하였지만 실제는 우동이었다.


맛있게 식사를 한 후 우리는 오우라(大浦) 천주당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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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라 천주당은 일본 나가사키에 있는 로마 가톨릭교회 성당이다. 일본 26위 성인 성당(日本二十六殉教者聖堂)이라고도 불리며, 1853년 일본 정부의 쇄국주의가 끝난 후에 곧바로 건립되었다. 일본의 국보 가운데 유일한 서양식 건물이면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기도 하다.

성당 입구의 성모상. 박해 후 신자들을 다시 발견한 기념으로 세웠다고 한다.

성당 입구 한 쪽에는 한국 4순교자 유해 보관 기념비가 서 있다.

성당 옆쪽에는 옛 신학교 건물이 잇는데 현재는 작은 박물관으로 사용되며, 여기에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성인과 막시밀리아노 꼴베 성인들의 기념품이 더러 있었지만 규모는 크지 않았다.

성당과 박물관을 둘러본 후 우리는 이제 나가사끼의 명소들을 둘러보기로 했다.


먼저, 1859년 개항이 되면서 들어온 네덜란드인들이 지은 건축들이 남아 있는 오란다자카(オランダ坂)를 둘러보고, 그 중 한 건물에 자리잡은 커피숍에서 커리를 한잔씩 마시며 잠시 피곤한 다리를 쉬게 한 다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중국 사찰을 찾았다. 그런데 신도들의 방문이 적거나 잘 관리가 되지 않는지 폐허처럼 보이는 곳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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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을 나서 흔히 안경다리(眼鏡橋, 메가네바시)라고 불리는 다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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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다리가 수면위로 비친 모습과 더불어 안경과 같아서 안경다리라고 불린다고 하는데, 사실은 안경을 닮아서 유명한 것이 아니라 일본 최초의 아치형 돌다리라 유명한 것이란다.


근처의 쇼핑센터도 둘러보고 우리는 로프웨이(케이블카)를 타고 나가사끼를 한눈에 둘러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 이나사야마공원(稲佐山公園)에 오르려 했으나 이 날따라 바람이 거세서 운행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올랐다(결국 우리는 일본에서 로프웨이를 한번도 타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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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로부터 보는 경치는 그 아름다움이 뛰어나며, 야경 또한 소위 "1,000만불 짜리 야경"이라고 칭송되고 있다고 하여 기대가 되었는데 과연 그 야경은 장관이었다.

전망대 옆의 송신탑


전망대 주차장에서 한 택시기사의 도움을 받아 택시를 예약했지만 거의 한 시간 정도 칼바람을 맞으며 기다린 후 나타난 택시를 타고 
다시 시내로 내려와 식사를 하며 나가사끼의 마지막 밤에 기쁘게 동기들과 함께 이야기의 꽃을 피우고
숙소인 후지와라료칸에 돌아와 곤한 잠을 청한 다음
다음 날 아침 일찌감치 짐을 챙겨 후꾸오까 공항에서 귀국하는 항공기에 몸을 싣고 돌아와 헤어졌다.


돌아보면 은총의 시간이 아닌 때가 어디있겠는가마는 여행기를 올리면서 돌아다 본 나가사끼 성지 순례의 시간은 진정 은총의 시간이었다. 

순교자들의 깊은 신앙을 묵상하며 내 믿음의 여정을 돌아다 볼 수 있어서 그랬고, 또한 동기들과 함께 걷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어서도 그랬다.

우리의 온 인생 여정 안에서 항상 함께 하시는 분께 감사를 드리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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