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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가족 모두가 세례를 받으면 성가정?

by 大建 2008. 12. 28.

성가정 축일

예수, 마리아와 요셉이 이루는 성 가정을 기념하고 그 가정을 본받아 우리 가정도 성 가정이 되도록 꾸미기로 다짐하는 성 가정 축일이다.
그런데 흔히 신자들 사이에서는 성가정이 가족 모두가 세례를 받아 신자가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족 모두가 세례를 받는다고 하여 성가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실제로, 몇년 전 어느 본당에서는 신자 가정에서 부부 싸움 끝에 남편이(비록 냉담자이기는 하였지만 분명히 세례받은 신자였다) 아내를 살해하는 끔찍한 일이 일어나 순식간에 가정이 박살이 난 경우가 있었다. 또 일반적인 신자 가정 안에서도 남편의 알코올 중독이나 놀음, 외도 등 때문에, 혹은 아내의 사치 등 때문에 문제가 복잡한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가 하면, 외짝 교우이면서도 금슬 좋기로 소문난 부부도 많고, 냉담 중이지만 큰 문제없이 살아가는 경우도 많이 있다.

외적인 세례 여부가 성가정의 조건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가족 모두가 신앙인이라면 참된 신앙을 바탕으로 하여 가정의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를 존중하여 참 인간 관계를 형성하며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이 성 가정 그리고 작은 하느님 나라의 관건인 것이다.

예수, 마리아, 요셉은 그러한 가정을 꾸몄던 것이다. 요셉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 안에서 "혼외 임신"한 마리아를 받아들이고 존중하며 보호하였고, 마리아 또한 하느님의 아들을 낳았다는 사실로 교만하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겸손하게 요셉을 존경하며 의탁하고 살았다. 이러한 분위기 안에서 자라난 예수가 그들의 모범을 보고 배우며 참 사랑을 키워갔다는 것은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다(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참 하느님인 동시에 참 인간이기도하다는 사실을 자주 망각하여 예수의 그러한 성격 형성 과정을 도외시하기 쉽다). 어려서부터 가식적이 아닌 참된 신앙의 분위기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예수는 하느님의 참 아버지되심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으며(루까 2,49), 그 하느님 아버지의 계시에 따라 그분께서 양육권자로서 선물하신 훌륭한 인격의 요셉과 마리아에게 순종하며(루까 2,51) 존경을 드렸던 것이다.

이렇게 하느님께 대한 경외심 안에서 가족들이 서로 존경하고 사랑하며 이해하고 희생하며, 각자 참 사람, "새 인간"을 형성해 나아갈 때 참된 성가정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만이 아님을 나자렛의 성가정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적지 않은 가정들이 잘 보여 주고 있다.

                                                                                                                                                                         (8J_2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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