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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달은 안보고 손가락만 보느냐?

by 大建 2008. 7. 18.
연중 제15 주간 금요일(마테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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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성사를 듣다 보면
"남편이 성당에 다니지 않아서 미워 죽겠습니다", "자식들이 냉담중이라 욕을 했습니다..." 하는
고백을 적지 않게 듣게 된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다른 사람이 믿지 않고, 열심하지 않은 것이 그렇게 미움을 받고 욕을 먹을 일인가...?
믿는다고 하는 내가 믿지 않는 사람을 욕하고 미워한다면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도대체 무엇인가?
내가 믿는 사람이라면 더 많이 사랑하고 이해하고 용서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믿는다는 것이 단순히 경신례, 미사에 많이 참례하고 습관적인 기도를 많이 하는 것이라면
그 믿음은 정말로 의미가 없는 것이리라.

그리스도교 영성의 본질은 경신례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름, 그리하여 하느님과 일치됨에 있다.
그리고 하느님의 속성은 사랑이다.
사랑 자체이신 분을 우리가 죽도록 본받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영성의 목표이지
경신례, 외적인 신앙 행위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경신례는 다만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
당신을 온전히 비우면서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우리에게 계시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경신례에 얽매여서 우리가 그리스도를 본받지 못하고,
하느님께 나아가지 못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 되겠는가!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것이 모든 종교를 통틀어 역사적으로 반복이 되어 온 사실이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켰더니 달은 안보고 손가락만 쳐다보는 형국이 되어버리는 꼴이
그리스도교 안에서도 반복이 되어서는 아니된다.

오늘 복음에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사가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너희가 알았더라면, 죄없는 이들을 단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신 것은
바로 이렇게 경신례라는 손가락에 얽매여
하느님의 사랑이라는 달을 바라보지 못하는 이들에게 하시는 말씀인 것이다.
경신례, 미사에 열심히 참례하자.
그리고 거기서 하느님의 사랑을 발견하고
우리도 이웃을 보다 더 넓은 마음으로 사랑하고 이해하며, 자비로이 용서할 수 있도록 하자.
내게 사랑이 없다면, 믿음이 없거나 약한 내 이웃에게서는 결코 하느님을 발견할 수 없다.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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