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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1 주간5

죽음을 통한 화해 사순 제1 주간 금요일(마테 5,20ㄴ-26) 1.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형제간의 갈등을 해소하지 않고는 하느님께 제물을 바치는 것이 의미없다는 말씀인 것이다. 2. 여기서 말씀하시는 형제는 넓은 의미에서 "이웃"을 뜻하시는 것이지만 실제로 구약성경을 읽다 보면 피와 살을 나눈 형제간에도 갈등이 만만치 않았음을 알 수 있고, 그런 것으로 미루어 보면 인류의 역사는 형제간의 갈등의 역사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아우 아벨을 살해하여 첫 살인자로 등장하는 카인의 이야기나, 이삭과 이.. 2016. 2. 18.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사순 제1 주간 목요일(마테 7,7-12) 구약성서의 토빗기에서는 토빗이 아들 토비야에게 유언을 하면서 “네가 싫어하는 일은 아무에게도 하지 마라”(4,15) 하고 말한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하고 말씀하신다. 공자의 "논어" 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제자인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스승님, 인간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을 한 마디로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자 공자는 망설임없이 "너의 마음을 상대방의 마음과 같게 하여라(其恕乎).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마라(己所不辱 勿施於人)." 라고 대답한다(논어,위령공23). 남의 마음을 헤아리기를 내 마음을 헤아리듯 해야 한다는 말이다... 2014. 3. 13.
사랑의 대화 사순 제1 주간 화요일(마테 6,7-15) 사랑하는 젊은 연인들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그저 함께 있으면 좋고, 상대방이 원하기도 전이 이미 그 무엇인가를 해준다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랑이신 하느님께서는 사랑 때문에 우리를 창조하신 분이시기에 또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이시기에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마테 6,8). 이러한 분 앞에서 무슨 긴 말이 필요하겠는가... 바로 이러한 이유로 예수께서는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하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이미 우리를 충분히 사랑하시는 하느님께 우리가 잔뜩 청원만 늘어놓고 있다면 우리는 그분을 올바로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아.. 2014. 3. 11.
삼박자 화해 사순 제1 주간 금요일(마테 5,20ㄴ-26) 고백성사나 상담을 하다 보면 성장기에 아버지에게 심한 상처를 받았거나 아버지의 지나친 권위주의적 태도로 인해 성격이 왜곡되어 있는 사람들을 간혹 만나게 된다. 이들은 대개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그들이 믿는 하느님의 모습(神觀)도 잘못 형성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그들이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함은 물론, 자신과도, 하느님과도 화해하지 못한 채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비단 아버지뿐이랴? 어머니, 혹은 형제 자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도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 할 때에 너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형제가 생각나거든 그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그를 찾아 가 화해하고 나서 돌아 와 예물을 드려라"하.. 2009. 3. 6.
엄청난 기적들 사순 제1 주간 수요일(루까 11,29-32) ----------------------------------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엄청난 기적들 속에 살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투정만 하고 살아왔으니, "이 세대가 왜 이리도 악할까?"하시는 예수님의 탄식이 바로 나로 말미암은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기적은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생"을 청한적도 없고, 나는 꼭 존재해야하는 당위성도 지니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나를 창조해주시고, 생명을 주시고 살아가게 해주셨으니 이보다 더 큰 기적이 또 있을까? 또 다른 기가 막히는 기적은 하느님께서 나처럼 하찮은 인간에게 당신을 알게 해주셨고(계시),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당신.. 2009.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