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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죽음3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연중 제2 주간 수요일, 마르 3,1-6) 어제에 이어 오늘도 우리는 복음에서 안식일 논쟁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복음을 묵상하다 보니 바리사이들의 태도에서 묘한 대비가 마음에 남는다. 주님께서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하고 질문하셨지만 바리사이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예수님의 생명을 주는 행위에 대한 말씀에는 입을 닫고 있던 그들이 입을 연 것은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생명 앞에, 생명을 위한 일에는 입을 다물고, 죽음을 위한 일에는 입을 열고 있는 것이 바리사이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생명보다는 죽.. 2015. 1. 21.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 연중 제32 주간 금요일(루까 17,26-37) 며칠 전 어느 신문의 논설위원이 방송에 나와, "유신독재가 왜 나쁘냐?"고 했다는 말이 들린다. 또 어제 구미시장이라는 작자가 말하기를 "박정희는 반신반인과 같은 존재"라고 했단다. 이 정도면 우상 숭배도 도가 넘지 않는가 싶다. 외국 언론들은 박근혜가 독자자의 딸임을 부각시키며,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에 대해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면서 조롱과 우려가 뒤섞인 보도를 내보내고 있는데, 이를 애써 모른 체 하거나 또는 알려고 하지도 않는 정신나간 인간들의 집단이 이 땅에 존재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는 사실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고 하셨는데, 실상 다까끼 마사오라는 독재자의 망령을 되살려냄으로써 자.. 2013. 11. 15.
필생즉사 필사즉생 연중 제6 주간 금요일(마르 8,34-9,1) 우리 국민 모두가 존경하는 이순신 장군께서는 명량해전을 앞두고 부하 장졸들에게 "필생즉사 필사즉생(必生卽死 必死卽生)"이라 외치셨다고 합니다. 즉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살 것이요, 살고자 꾀한다면 죽을 것이다"라는 말입니다. 비단 전쟁 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생활 안에서도 어떤 일을 하든지 죽을 각오로 덤벼들면 못 이룰 일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꾀를 부리며 당장 편안함만 추구하면 그 어떤 일도 이루기 힘듭니다. 그런데 사람이 어떤 일을 앞두고 모든 것을 버린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혈연의 인연을 끊고 자신의 위치와 가진 것을 모두 포기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결단입니다. 누구나가 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그러나 이순신.. 2009.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