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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3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연중 제14 주간 목요일(마테 10,7-15) 며칠전 영명축일을 지냈다.본당에 있을 때와는 비교가 안 되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분들로부터 축하의 인사를받았고 몇몇 분들은 여전히 소위 "예물"을 주었다.언제나 그렇듯이, 그런 축하를 받을 때 내심 조금 불편하다. 내 살아가는 꼬라지를 보고, 또 "내가 그들에게 해 준 것이 무엇이고, 얼마나 된다고 이런 과분한 대접을 받나?" 하는 생각 때문이다.그런데 문득 내가 잘 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도 있음을 깨달았다.신자들이 과분할 정도로, 그렇게 축하를 해주는 것은 "내가 무엇을 해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이 그저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주는 것임을, 그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 기도와 선물을 전해주는 것이고, 앞으로 더 열심히 살라는 격려를 해주는 .. 2015. 7. 9.
철부지 신앙인 사순 제1주간 목요일(마테 7,7-12) 어렸을 때, 우리 집은 그리 부유하지도 또 그리 가난하지도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유난히 자식에 대한 애착이 강하셨던 아버지는 우리가 적어도 물질적으로는 남부럽지 않게 해주시려고 애쓰셨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있어 사달라고 조르면 크게 집안 형편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닐 때 대개는 얻을 수 있었다. 인터넷은 커녕 TV도 없던 시절에 어린 아이들이 정보를 얻을 곳이 어디겠는가? 학교와 그 주변이 유일하게 상품 구매 욕구를 부추키고 정보도 얻는 곳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쯤이지 않았나 싶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도 소위 "007" 가방 형태의 가방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몇 몇 아이들이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보고 나도 사달라고 막무가내로 조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 2009. 3. 5.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 연중 제17 주간 금요일(마테 13,54-58) ----------------------------------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 흘러간 유행가의 한 귀절이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서 서울에서 자랐다. 특히 유년시절부터 한곳에서 20년을 살았으니 그곳이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향이 도시인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내게 고향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마지막으로 그곳을 떠난지 한 20년 정도 지난 뒤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어 살던 곳이 궁금해서 그곳에 가보았지만, 집이 없어진 것은 물론이요, 도로의 형태만 어렴풋이 남아있을 뿐 대부분의 동네가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아는 사람도 없었다. 씁쓸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반겨주는 사람도 아는 건물도 없으니 고향은 .. 2008.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