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에 있는 불갑산에 가서 야생화 좀 찾아보려고 길을 나섰습니다.
함평군에 들어서 불갑산쪽으로 차를 몰고 가다 보니 여기 저기에 야생화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고
용천사 못미처에 식물원 입구를 알리는 표지가 붙어 있기에 방향을 틀어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입구
입구에 들어서보니 개장을 한지 얼마되지 않은 듯 깨끗한 느낌이었습니다.
입구 한쪽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작년에 다녀간 화보가 붙어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그즈음 개장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이 이 길 쪽으로 그동안 몇 번 지나쳐 갔는데 식물원 입구 표지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내부 공사에 치중하느라 도로쪽의 표지를 소홀히 했던 모양이지요. ^^
다른 수목원보다는 규모가 크지 않은 아담한 크기로
여기저기에 오밀조밀하게 여러 화단을 꾸며 놓았더군요.
인터넷을 뒤져 보니 개인이 이 식물원을 조성했다고 합니다.
조금 세련미는 떨어지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가지 꽃들로 장식해놓은 모습을 보니 그 고생이 어떠했을까 짐작이 됩니다.
식물원을 둘러보면서 야생화축제를 한다는 현수막과는 달리
원예화가 더 많이 자리잡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조금 씁쓸했습니다.
또한 여기저기 화단에 야생화를 무더기로 심어놓고 야생화 축제를 한다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일인지 생각하게 되더군요.
무더기로 심어놓은 용담
또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요즈음 어느 수목원에서나 토종 식물에 대한 영향을 생각하지 않고 지나치게 외래종 식물들을 많이 심는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곳에서는 다른 초본의 생육을 저해하는 것으로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관련 기사) 양미역취를 대량으로 울타리 형식으로 심어놓아 야생화들의 생육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더 했습니다.
아무튼 지방의 열악한 문화 환경의 개선에 기여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닐 수 있게 하는 이러한 시설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일 것입니다.
옛 정취가 물씬 배어나옵니다.
꽃 한 송이에 나비 네 마리가 달려들었다.
이곳 황토와들꽃세상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방문객도 많지 않아 여유롭게 자연을 즐길 수도 있고, 입장료도 3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입니다. 다만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문제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