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단순한 진리

by 大建 2010. 10. 30.

연중 제30 주간 토요일(루까 14,1. 7-11.)
------------------------------------


1. 몇년 전 형제 몇 명이 함께 차를 타고 가고 있었다.

대화를 하던 중에 수호자 형제(원장)가 어떤 사실에 대해서 잘 모르고 계신 것이 드러났다.
그러자 그 형제는 누가 뭐라기도 전에 먼저 "아이 참, 바보같이, 그런 것도 모르다니..."하고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나는 원래 잘난 척을 잘하는 사람이라 남의 문제에 대해서 꼭 한 마디 하는 버릇이 있는데,
원장님이 먼저 그렇게 말씀하시니, 나는 웃으면서 "원장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할 말이 없잖아요!"하고 마는 수 밖에 없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이야기함으로써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을 막아버리는 "바보스러운 지혜"!

 


2. 내가 스페인에서 머물던 수도원에는 연세가 92살이나 되신 미겔 신부님이 계셨었다(지금은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 어떤 사람에게도 불편함이 없이 대하시는 분이었다.
항상 웃는 낯으로 남들을 대하시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으시며 누구의 부탁도 거절할 줄 모르는 성격이셨다.
그렇지만 일을 할 때는 다소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이시고 또 연세도 있으시기에 실수를 많이 하신다.
그래서 사람들이 놀리면서 "당신 참 바보스럽군요" 하면, 껄껄 웃으시면서 "정말 나는 바보야"하신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좋으신 미겔 신부님도 다른 사람의 말에 역정, 짜증을 내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사람들이 "당신은 성인(聖人)같군요"하는 말을 할 때이다.

 


3. 실제로 성인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하고 하느님 앞에 겸손되이 살지 않았는가!

오늘 주님께서는 나같이 남을 깍아 내리는 말을 하기 좋아하며, 자신을 높이려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놓으신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
오늘 날과 같은 경쟁의 시대에 어쩌면 가치가 없는 말씀처럼 여겨 질 수도 있지만,
스스로 높이며 잘난 체 하는 사람을 우리 모두 한결같이 싫어하는 것을 보면
진정 진리의 말씀에 틀림이 없다.

위의 두 분은 가장 단순한 진리를 삶 안에서 실천하는 분들이다.
그리고 성인들은 어제나 오늘이나 이러한 단순한 진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0목_3인엘)

 

'믿음 희망 사랑 > 강론,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명의 물  (2) 2010.11.09
1440만원  (0) 2010.11.06
가능성을 지닌 존재  (4) 2010.10.26
우리 회 총장은 성령님  (0) 2010.10.16
두려워하지 마라  (2) 2010.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