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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요한이 잡혔다는 말을 들으시고

by 大建 2009. 1. 5.


주님 공현 후 월요일(마태 4,12-17. 23-25 )


예수께서는 요한이 잡혔다는 말을 들으시고 유다인들이 사는 마을이 아닌 이방인의 마을들로 향하신다.
유다인들에게 잡히실 것이 겁나신 것일까?
공생활 초기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나 역시 공생활의 시작부터
성령과 더불어 결연한 각오-세례, 광야 생활 등은 그러한 표현이 아닐까-로 일관하셨던 것을 보면 역시 답은 달라진다.
"어둠 속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겠고, 죽음의 그늘진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치리라"는 예언의 말씀대로
어두움 속에서 빛을 갈망하고 있는 이들에게 다가가신 것이 아니겠는가!
어두움을 어두움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만족하고 사는 사람들을 떠나서, 빛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가신 것이다.

유다인들이 하느님을 몰라서 요한을 죽였겠는가?
신앙과 삶이 별개였던 그들은 죽음의 그늘 속에 살기는 마찬가지였고,
따라서 이제 이제 유다인, 이방인의 구별은 의미없는 것이었다.
아니 이제, 외적인 장벽을 쌓고 스스로 어두움에 갇힌 이들과
어두움 속에서 빛을 찾게 되는 이들이 역전되는 것이다.
하느님의 정의가 드러나는 것이다.

오늘날 교회 안에도, 즉 신앙인들 중에도 신앙을 형식적으로만 지키는 이들이 많이 있다.
그런 이들은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수많은 선한 이들이
더 큰 빛 속에 살고 더 큰 기쁨을 누리고 있다고 하여도
시기, 질투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느님은 지극히 자비로우시며 또 정의로우신 분이시니까....

                                                                                                                         (968s1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