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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이것이 mb왕국의 실상이다

by 大建 2009. 1. 20.
연중 제2 주간 화요일(마르 2,23-28)

오늘 새벽 5시 쯤 서울시가 생계대책 없이 무조건 이주만을 요구한다며 5층 건물을 기습점거한 채 농성을 벌여온
철거민에 대한 경찰 특공대의 진압 과정에서 철거민 5명이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아침에 들려왔다.
희생자들이 이제는 눈물도 고통도 없는 하느님 아버지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를 기도한다!

이제 경찰의 강제 진압은 일상 다반사가 된 모양이다.
소위 "민중의 지팡이"로 불리던 경찰이건만 이제는 "높은 자들, 지닌 자들, '甲'의 지팡이"가 되어 버린지 오래이다.
아무리 정당한 법집행이었다 하더라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무리하지 않게 작전을 수행했더라면
저같은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으련마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과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가다가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먹자
바리사이들은 "저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하고 따진다. 
이에 예수님은 다윗의 예를 드시면서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신다.

먼저 제자들이 남의 밀밭에서 밀 이삭을 뜯어먹었음에 주목하자.
오늘 이야기는 예수님의 공생활 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예수님과 제자들 모두 하느님 나라에 대한 복음과 그 선포에 대한 열정에 사로잡혀 있었고
따라서 전도 여행에 필요한 식량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채 이 마을 저 마을로 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후에는 후원자 그룹도 생겨서 이같은 고생을 어느 정도 면한 것으로 보인다(루까 8,1-3 참조).
아무튼, 제자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려 안식일임에도 불구하고 밀 이삭을 뜯어먹었다.
이것을 본 율법주의적인 바리사이들이 시비를 걸었고,
예수님은 다윗이 성전의 음식을 먹었던 것이 문제되지 않은 것처럼
인간의 궁핍함 앞에 율법은 그 힘을 잃게 되는 것임을 선포하시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법이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특별히 가난하고 고통받는 인간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 사회에서 정의가 자리잡도록 하려는 것이
법의 근본 정신, 법의 존재 이유이다.

법이 높은 자들, 지닌 자들, "甲"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보호한다면
이미 그 법은 존재 의미와 가치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고,
이것이 오늘 날 우리 사회의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기득권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늘려가는 방향으로 법을 만들고(mb 악법), 또 그것을 집행하려 하기 때문에
수많은 민초들은 범법자로 내몰리며, 가지고 있는 것마저 빼앗기는 현실에 부딛히고
그러한 현실에 저항하기 위해 극한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법의 정신이 살아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강부자"만이 활개를 치며 사는 세상이 되어서는 아니된다.
없는 자들의 사정을 살피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자.
법 집행이 늦어지고 또 그것이 불가능하게 될지라도
이 사회의 수많은 "乙" 또한 존중받아야할 인격체들임을 모든 이들이 깨달아
진정으로 더불어 사는 공동체, 참으로 법정신이 살아나는 민주 사회가 되도록 투쟁하자. 

                                                                                                            (6M)

20일 새벽 서울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농성중인 한강대로변 재개발지역의 한 건물 옥상에서 경찰의 강제진압이 진행된 가운데 옥상에 설치한 망루에 불이 나자 한 농성 철거민이 안에 사람이 있다며 울부짖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