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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by 大建 2009. 1. 25.

성 바오로 개종 축일(마르 16,15-18)

오늘은 사도 성 바오로의 개종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먼저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오로 사도와 같은 분을 택하여
온 세상에 복음의 빛이 퍼져 나갈 수 있도록,
그래서 오늘날의 우리도 은총에 감사드리면서 살 수 있도록 섭리하셨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시듯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셨던" 분입니다.

주님의 가르침과 바오로 사도의 모범을 본받아
우리도 복음 전파의 도구로써 헌신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온 세상을 두루 다니는 선교사는 되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그리고 21세기라는 현실 안에서
어떻게 복음을 전파하여야 할 것인가 깊이 묵상해 보아야 합니다.


복음 전파의 대상,
즉 더불어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의
문화, 심성, 경향(trend), 기호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다가갈 때
복음 전파는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양적인 증가가 일시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참된 "기쁜 소식"의 확산은 어려울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도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고자 노력한 바오로 사도는
참으로 귀감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분은 가난한 이에게는 가난한 자로서, 고통 중에 있는 이에게는 함께 고통받는 이로서,
학식있는 이에게는 또한 그러한 자로서 다가갔습니다.

우리 시대, 구체적인 우리 이웃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주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또는 못하는 이들을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사랑입니다(하느님께 대한 사랑 + 인간에 대한 사랑).
이 사랑이 없이는 열정과 인내가 생길 수 없고
온 세상을 두루 다니기 전에 우리는 우리 가까운 이웃, 형제들 안에서 지쳐버리고
복음 전파의 도구로 살기를 포기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시대", 내가 살고 있는 "이 곳", 그리고 구체적인 이웃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로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