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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우리의 거울이신 그리스도

by 大建 2009. 2. 11.

연중 제5 주간 수요일(마르 7,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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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이건 여자이건 우리가 하루에 한번은 꼭 보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거울입니다.
특히 자매님들은 하루에도 여러번, 오랜 시간을 거울 앞에서 보내실 것입니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누구지?"하고 속으로 물으면서 말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외모를 아름답게 가꾸려고,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이 아닌 호감을 주려고 노력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모에 그렇게 신경을 쓰는 정도로
우리 내면의 아름다움에 대하여도 고민을 하며 아름답게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살고 있는지
반성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점입니다.
외적인 정결례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 이상으로 우리가 살펴야 할 것은
우리 마음 속에 죄악이 자리잡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 마음에 죄악이 자리잡고 있을 때, 외모가 아무리 깨끗하고 아름다워도
우리는 하느님께서 아름답게 창조해 주신 당신 모상으로서의 그 모습을 추하게 만들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거울 앞에서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내적 아름다움을 가꾸기 위해서 할 수 있는 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성녀 글라라의 다음과 같은 말씀을 깊이 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매여, 그리스도는 영원한 영광의 광채요 영원한 빛의 반사이며 티없는 거울이시니
이 거울을 매일 들여다보시고,


지존하신 임금님의 딸과 지극히 정결한 정배가 단장해야 하는
모든 덕행의 꽃과 의복으로 속속들이 단장하고

여러 가지 보석으로 둘러싸여 그대 안팎으로 꾸미도록
그대 얼굴을 그 거울에 자주 비춰 보십시오.

하느님의 은총으로 자세히 보시면 알겠지만
그 거울 전체에는 복된 가난과 거룩한 겸손과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이 반사되어 있습니다.
먼저, 거울의 맨 밑에서부터 보시고,
말구유 위에 강보에 싸여 누워 계시는 그 가난을 깊이 바라보십시오.

오, 놀라운 겸손이여! 오, 기막힌 가난이여!
천사들의 임금이시고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분이
구유에 누워 계시다니!

다음으로, 거울의 중간을 보시고
그분께서 인류의 구속(救贖)을 위하여 겪으신 무수한 수고와 고통

그리고 그분께서 지니신 겸손과 함께 복된 가난을 깊이 바라보십시오.
이제 끝으로, 거울의 맨 위를 보시고
십자가 나무 위에서 고통 당하시고 거기에서 가장 수치스런 죽음을 맞이하기를 원하신

그분의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을 깊이 바라보십시오"(편지 4,14-23).

우리 내면의 거울은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가장 아름다우시고, 가장 완전하시고 참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우리 자신을 비춰볼 때
우리는 스스로의 모습을 변화시켜 나아가려는 자세를 갖출 수가 있습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거울을 바라보듯이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삽시다.
화장을 하듯이 그리스도의 은총의 덕을 입기 위하여 기를 쓰며 삽시다.

                                                                                                (9D1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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