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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새 하늘 새 땅

사기치는 정부

by 大建 2009. 12. 30.

지난 성탄대축일에 대전교구장이신 유흥식 라자로 주교님께서는 2009년 예수성탄 대축일 메시지에서 행정종합복합도시(세종시)에 대해 언급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진실의 종아, 울려라!


"행정종합복합도시(세종시)는 국가의 균형발전 정책으로 수도이전, 위헌판결, 수많은 공청회를 거쳐 여야 합의로 만들어진 법에 기초하였습니다. 정치계는 물론이고, 모든 언론을 포함한 대한민국 전체가 환영하였고,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수차례에 걸쳐 원안대로 세종시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효율'을 내세우며 준비되지 않은 설익은 제안들을 쏟아 내어 충청권은 물론이고 나라 전체가 혼란 속에 빠졌습니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서로를 믿어주는 '신뢰'입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신뢰가 있으면 화목하고, 분위기도 좋으며, 어떤 어려움도 함께 헤쳐 나갑니다. 그러나 신뢰가 없으면 불안하고, 살벌하고, 험악해지고, 결국 더 큰 어려움 속으로 빠져듦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위 이명박 정부가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비단 세종시 문제 뿐만도 아니고, 요즈음에서야 두드러지는 현안도 아니다.

현 정부가 들어선 후 굵직굵직한 이슈가 터져 나올 때마다 청와대, 한나라당, 행정부는 임기응변식으로 거짓말을 반복해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동안 스크랩해놓은 몇 가지만 예를 들어 보면,

1. 소고기 파동과 관련하여
   "美 현지점검단, 정보 누락‥ 정부 불신 자초" http://issue.media.daum.net/economic/beef_import/view.html?issueid=3161&newsid=20080615223016749&cp=imbc

   정부 “쇠고기 - FTA 무관” 은 거짓말  http://issue.media.daum.net/economic/beef_import/view.html?issueid=3161&newsid=20080522034805669&cp=khan

   외교부가 ‘쇠고기 협상 주도’…청문회 위증 논란  http://issue.media.daum.net/economic/beef_import/view.html?issueid=3161&newsid=20080602032136987&cp=khan


2. KBS 사장 인선과 관련하여
    靑, KBS사장 인선 개입 사실로   http://media.daum.net/society/media/view.html?cateid=1020&newsid=20080822141907252&cp=khan

3. 대운하 혹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하여
     ‘강 정비, 운하 눈속임’ 국토부 문건서 확인   http://media.daum.net/politics/president/view.html?cateid=100012&newsid=20080528080106737&cp=hani&RIGHT_COMM=R2

    국토부 4대강 홍보 ‘거짓 동영상’… 5급수·죽은 물고기 등 왜곡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2050102565&code=940701

    낙동강 보를 보라, 이래도 '대운하' 아니라고?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291407&CMPT_CD=P0000
 (특히 이 마지막 기사는 꼭 읽어보기 바란다. 4대강 사업이 왜 대운하 사업과 다를 바 없는지가 명확하다!)

 

인터넷에 매달려 살지 않는 내가 이 정도 스크랩을 했다면, 얼마나 더 많은 거짓 정보를 정부에서 내보내었을지는 정말 상상하기만도 끔직하다.
사실 한 동안 시사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려고 뉴스도 안 보고 했는데 보다 정확한 사실을 많이 파악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진실된 매체들을 더 많이 접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이제 국민이 정부를 불신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 나라에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이 진실을 파헤치고, 그 진실을 올바로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암울한 독재시대에도 목숨을 바쳐가며 피를 흘린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어느 정도 민주화가 달성이 되었는데, 국민을 호도하고 국민에게 사기나 치려는 정권 정도야 진실을 추구하는 국민 앞에 그 끝이 멀지 않았음을 생각하며 희망을 가지도록 하자.
깨어 있는 국민들이 많을수록 거짓은 빨리 드러나고 그들의 종말도 재촉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침 조금 전에, 결국 정부가 용산 사태에 대해 사과를 하고 유족들과 합의를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야 말로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세우려는 이땅의 수많은 선남선녀들의 승리요, 진정한 국민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을 깔보고 무시하는 태도가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난 하느님 나라의 승리인 것이다.

이 땅에 궁극적인 하느님 나라, 정의와 평화, 진실과 희망이 가득찬 사회가 들어서기를 바란다면 교구장님의 성탄 메시지를 다시 한 번 음미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혼돈과 갈등의 원인이 여러 가지이지만,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신뢰의 부족, 즉 서로간의 불신입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신뢰'가 효율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효율이 앞서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오래가지 못합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최고의 효율이 나옵니다. 신뢰를 깨기는 쉽지만 다시 회복하려면 훨씬 더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느냐?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살아라.'(마르 9,50)하고 말씀하십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약속'과 '“신뢰'라는 맛을 내야만이, 평화로운 세상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불신과 부정이 만연한 이 사회에서 우리의 정직함을 통하여 좀 더 신뢰하는 관계, 신뢰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도록 합시다. 우리가 소금의 역할을 하여 썩는 것을 막을 뿐만 아니라 살맛나는 세상을 만듭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