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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by 大建 2011. 1. 5.
공현 후 수요일(마르 6,45-52)


나는 겁이 좀 없는 편이다. 그래서 여름에 납량특집 드라마도 다른 사람들이 무서워 하는 것을 즐기면서 또 놀리면서 보는 편이다.
수도원에도 귀신이 있다고 한다. 어떤 형제는 성북동 수도원의 자기 방에서 귀신을 보았다고 한 적도 있고, 또 다른 어떤 수도원 지하실에서 귀신을 보았다고 하는 형제들도 있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한 밤중에 지하실에 잘 내려가기도 한다.
그런데 몇 년전 어느 수도원에서 이런 경험이 있었다.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아 뒤척거리던 중 이상하리만큼 한기가 느껴지고 스산한 기분이 들었다. 불쾌한 기분에 바로 일어나 불을 켜고 살펴보았지만 별 다른 것이 없어 다시 누웠는데 다시 그러한 기분이 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바로 성호를 긋고 "나는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자녀이니 여기에 마귀가 있다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명하니 물러가라!" 하고서는 주모경을 외웠다. 그 후로? 정말 평안한 마음으로 잠들게 되었다.

두려움이란 불행을 자초하는 마음이다. 두려움은 마귀가 가져다 주는 것이다. 마귀는 인간에게 두려움을 갖게 한 후에 인간을 공격한다. 우리는 두려움을 물리치며 살아가야 한다. 우리가 두려움을 갖고 불행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 얼마있지 않아 그 생각은 실제로 일어나고야 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러한 부정적인 생각을 물리치고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마음으로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을 믿으며 나아갈 때 우리의 믿음대로 좋은 결과가 우리의 눈 앞에 펼쳐지게 될 것이다.
더구나 하느님을 믿는 우리가 그분의 존재하심과 그분의 구원능력을 믿는다면 두려워 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분을 믿기에 우리는 언제나 어디서나 기쁘게 살 수 있는 것이고,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모든 일을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신구약 성경에는 "두려워 하지 말라"는 말씀이 모두 236번 나온다. 그 대부분이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니 두려워 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그렇다. 하느님은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는 분, 임마누엘이시다. 진정 그분이 나를 지켜주시고 구해주시는 분, 나를 끝까지 사랑해주시는 분임을 믿는다면 나는 세상 어떠한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살 수 있다. "제가 비록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니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가 저에게 위안을 줍니다"(시편 23,4) 하고 시편에서 노래하지 않는가!

어떤 사람이 해가 진 후에 공동묘지를 넘어 막 마을로 가려하다가 너무나 밝은 얼굴로 뛰어노는 한 꼬마를 만났다. "공동묘지 근처인데 너는 무섭지 않니?" 이 사람이 이렇게 묻자 꼬마는 "아니오"라고 하면서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 쳐다봤다. "왜 무섭지 않지?" 다시 이 사람이 묻자 꼬마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우리 아빠가 이 묘지 관리인이거든요". 하느님을 참 주님으로 모시고 사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6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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