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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거리를 두시는 예수님

by 大建 2013. 1. 24.

연중 제2 주간 목요일(마르 3,7-12)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그들은 예수님의 몸에 손을 대려고 서로 밀치며 나왔다.

사람들이 열광한 것은 병이 낫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마귀 들린 사람들이 멀쩡해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앞 다투어 몰려들고 있기에
그분께서는 호숫가의 배 위로 옮겨 가신 것이다.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장면이다.
기적이 있었던 곳엔 사람들이 모여든다.
기적이 있었다고 ‘소문만 나도’ 사람들은 찾아간다.

그런데 그분의 행동이 전혀 뜻밖이다.
그분은 밀쳐대는 군중을 피하려고 제자들에게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라고 이르셨다.
기적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을 그분께서 피하신 것이다.

사랑을 가르치셨던 그분이, 병고와 죄악의 세력을 물리치셨던 그분이,
소외로부터 사람들을 벗어나도록 해주신 그분이 왜 군중을 피하셨을까?
그것은 당신의 참된 모습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군중은 그분께 대한 신앙보다는 자기들의 치유만을 원했다.
군중들은 그분을 단지 필요한 것을 채워주시는 분으로만 생각했다.
기적을 일으키시는 것에만 주목하였다.

그래서 그분은 군중들에게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하기 위해 그들과 거리를 두셨다.
당신의 일부가 아닌 전부,  기적만이 아닌 당신의 사랑 전체를 볼 수 있게끔 물러나신 것이다.

예수님의 기적은 늘 우리 곁에 있다. 성체성사의 모습이다.
성체에서 힘을 얻어 우리가 수난과 부활의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매일의 일상에서 기적을 일으키시는 예수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분에게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에 시선을 고정시킬 것이 아니라,
그분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될 때
나와 함께 이뤄나가시는 그분의 기적을 나의 일상 안에서 체험하게 될 것이다.

                                                                                                               (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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