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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끝나지 않은 대희년

by 大建 2013. 1. 27.

연중 제3 주일(루까 1,1-4; 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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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는 “안식일이 되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 가셨다”(4,16).
하느님의 나라 건설을 위한다고 하시면서 하느님께 드리는 예배를 소홀히 할 수는 없으셨다.
그래서 “늘 하시던 대로” 예배를 드리러 회당으로 가신 것dl다.
“늘 하시던 대로”라는 말은 예수님의 삶에 있어서 일상적인 것이었다는 말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늘 하던 대로 주일이면 먼저 성당에 와서 한 주간의 삶에 대하여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또 한 주간을 새롭게 그분께 바쳐 드리는가?
아니면 별 다른 일이 없을 때, 즉 크게 바쁘지 않을 때 마지못해 주일 미사에 참여하는가?


회당에서 예수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서의 대목을 들어 설명하시고는 그 말씀이 당신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선포하신다.
즉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시고,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 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시고자 주님은 오셨다.
이렇게 하느님의 구원이 온전히 드러나는 것을 하느님의 나라라고 하며,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그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시고자 오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님의 은총의 해”라는 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말은 원래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내는 희년을 가리키는 말이다.
칠 년마다 맞이하는 안식년을 일곱 번 지낸 후 맞는 해를 “희년”이라고 했다(신명 15,1-11; 레위 25;8-25).
이 희년의 목적은 죄를 사면해 줌으로써 하느님과 백성의 관계를 회복시키고,
종을 풀어줌으로써 백성들 상호간의 관계를 회복시키며,
빚을 탕감해 줌으로써 가난한 이들에게는 이 은총의 해 즉 희년의 선포는 그야말로 기쁜 소식(복음)이 되는 것이다.  


교회가 지난 2000년에 대희년을 지낸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였다.
“대희년을 맞아 우리 모두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회복하자, 인간들 사이의 온갖 불편한 관계들도 청산을 하자,
특히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그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자”하는 것이 바로 그 목적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실현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나라이다.
이제 교회가 정한 대희년은 지났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희년의 삶을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대희년 즉 구원의 기쁜 소식을 올바로 실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주님이 그러하셨던 것처럼 우리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변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와 함께 하신 바로 그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하실 때만
우리는 온전히 이 땅 위에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며 살아갈 수 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너희가 악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루까 11,13) 하셨다.
우리가 열심히 기도하고, 그 결과 성령의 힘을 충만히 받으면
예수님과 함께 진정 이 땅에 은총과 해방의 대희년이 다가왔다는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이 성서의 말씀이 오늘 너희가 들은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하신 까닭이다.
즉 가난하고 소외당하며 버림받고 억눌린 이들을 해방시키고 구원하러 오신 것이 예수님의 사명이라면,
그분을 오늘날 이 세상에 선포해야 하는 사명을 우리는 지니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님께서는 “오늘 이 자리”라는 표현을 통해 “오늘” 복음을 듣고 있는 우리 모두를 향해
사회의 어두운 구석구석에서 고통받고 있는 불행하고 가난한 이들에게 주님의 은총을 나누어주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주일을 지내고 있지만,
단순히 헌금 한 번하고, 영성체한 것으로 우리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져오신 하느님 나라의 실현을 오히려 가로막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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